투자 얼어붙은 게임 업계 돌파구는?

투자자 관점에서 본 전문가들의 조언

게임입력 :2015/10/06 14:31    수정: 2015/10/06 16:03

박소연 기자

지난 한 해 한국 게임 업체에 투자된 돈은 1천800억 원 규모다. 반면 올해는 지난 9월까지 투자된 돈이 900억 원도 안 된다.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게임 투자가 얼어붙었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게임 업계의 위기다.

이에 유창석 교수의 사회 하에 네시삼십삼분 박영호 투자이사, 케이큐브벤처스 신민균 상무, 캡스톤파트너스 정상엽 팀장,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 등 게임 산업 전문가들이 6일 맥스서밋2015에 모셔 한국 게임 산업의 위기를 진단했다.

게임 업계가 공유하는 위기의식은 확실하다. 시장 내 전체 투자액이 현저히 준데다 중국 등 외산 게임이 치고 오는 상황 탓이다. 국내 대형 퍼블리셔도 국산 보다는 외산 게임을 선호한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웬만한 게임이 아니면 투자자를 설득하는 게 어렵다.

모바일 게임 시장 특유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애플, 구글 같은 플랫폼사와 카카오, 네이버 등 마케팅 채널이 수익을 일부 가져가면 남은 40%가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몫이다. 수익이 적어지는 게 당연하다. 진입장벽이 낮으니 게임이 많이 나오고 그 안에서 튀려니 마케팅이 필요하다. 해외 시장 진출도 녹록치 않다.

게임 시장 내 다양성의 부재도 지적된다. 특유의 뾰족함은 없어지고 기존 성공 공식을 따라가는 스타트업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영호 이사는 “스타트업이 잘할 수 있는 건 따로 있는데 다 대기업을 따라가니 마케팅 싸움, IP 싸움이 된다”며 “스타트업의 강점을 살려 새로운 장르에 빠르게 도전하고 약간 부족하더라도 출시해 부딪혀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는 스타트업만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조차 없는 현실이 스타트업을 구석으로 몰기 때문이다.

황성익 회장은 “다양성, 도전 다 중요하지만 공식을 따르지 않으면 투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다양성을 따지고 도전을 할 수 있겠나”라며 “대형 회사에서 리더쉽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민균 상무는 “비슷한 게임이 양산되는 데는 투자자들이 용기가 없는 탓도 크다”며 “스타트업은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투자자도 용기를 내 거기에 힘을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상엽 팀장은 “마케팅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소스가 충분해야 싸울 수 있는 시장이 됐다”며 “때문에 캡스톤은 지금까지 한 회사에 2억에서 5억씩 넓게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투자 한 건의 액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게임 산업이 위기가 아닌 적은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가능성은 살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민균 상무는 “게임 업 자체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좀 더 거시적 바꿔야 한다”며 “1, 2년 텀으로 보면 위기지만 5년 텀으로 보면 예전 넥슨, 엔씨소프트가 만들어지던 때만큼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중국 자본의 유입이 증가하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아직까지 한국 게임이 중국에 매력적이라는 증거라는 것이다.

박영호 이사는 “아직까지 해외에 매력 있는 건 한국 게임 업계의 힘”이라며 “기술유출 등을 걱정하지만 중국에선 주로 소액투자를 하며 중국 진출 시 우선 협상권 정도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엽 팀장은 “오히려 그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순간이 위기”라며 “문제는 한국 게임이 중국에서 좋은 성적을 못 내고 있다는 건데 과연 우리가 중국에서 얼마나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민균 상무는 “중국 쪽에서 한국 게임이 아트 밖에 남은 게 더 있냐는 말을 하는데 그 만큼 한국이 아트에 강점이 있다는 뜻”이라며 “중국이 그렇게 두렵다면 페이스북처럼 중국과의 경쟁이 없는 부분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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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들은 한국 게임 스타트업들에게 전략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정상엽 팀장은 “팀의 장점과 경험이 어디에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확신과 방향성을 가지고 우직하게 도전하며 트렌드를 계속 쫓는 것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