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내면 차단목록서 제외"...광고차단앱 사업 진화

컴퓨팅입력 :2015/09/25 09:25    수정: 2015/09/25 09:53

황치규 기자

애플이 iOS9에 광고 차단 기술을 허용한 후 광고 차단 앱을 팔아 재미를 보는 개발자들이 부쩍 늘었다.

현재 잘나가는 iOS 기기용 광고 차단앱 중 하나는 크리스탈이 꼽힌다. 모바일 앱 마켓 분석 회사인 앱토피아에 따르면 9월 16일 공개된 크리스탈 앱은 현재까지 10만회 이상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99센트에 팔리고 있으니, 크리스탈 개발자인 딘 머피는 7만5천달러 정도를 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앱토피아는 9월 16일 앱스토어에 올라온 3.99달러 짜리 퓨리파이 광고 차단 앱의 경우 지금까지 15만달러 상당의 매출을 일으켰을 것으로 분석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광고 차단 앱은 대부분의 1~2명의 개발자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만드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크리스탈도 딘 머피가 두달 동안 집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광고 차단 앱의 확산은 광고로 먹고 사는 온라인 미디어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이다. 사용자가 늘어난다면 매출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재로선 온라인 미디어들이 광고 차단 앱으로 인해 체감할 만한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각종 광고 차단앱의 인기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광고 차단 앱을 개발했다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없애 버리는 개발자도 있다. 2주만에 3만 8천회의 다운로드를 일으킨 '피스' 앱 개발자 마르코 아멘트가 주인공이다. 그는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서 피스앱을 제거했다. 광고 차단 앱을 만들고 다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다. 어떤 걸 차단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WSJ에 따르면 광고 차단과 관련한 비즈니스는 점점 진화하는 모습이다. 애드블록 플러스 개발사인 아이오(Eyeo) GmbH는 현재 광고를 걸러내지 않는 조건으로 70여개 회사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 아이오는 자사 정책에 부합하는 광고들에 한해서만 예외 대상으로 둔다. 사용자를 너무 귀찮게 하는 광고는 돈을 줘도 차단될 가능성이 높다.

어느 회사가 아이오에 돈을 내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WSJ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아이오는 다른 광고 차단 도구 솔루션 업체들과도 협력하려는 모습이다. 타사 차단 솔루션에서도 특정 광고가 걸러지지 않고 보여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크리스탈 앱 개발자인 딘 머피도 아이오와 협력하기로 했다. 크리스탈 앱에서 수용할만한 광고는 보여질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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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점은 딘 머피가 매월 일정 금액을 맞는 월정액 모델로 광고 차단 예외 목록을 운영하려 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서는 딘 머피는 언급하지 않았다.

막는자가 있으면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자도 있게 마련이다. 광고 차단 기술을 피할 수 있는 기술도 주목을 끌고 있다. 광고 차단 기술에 걸리지 않도록 광고를 위장시킬 수 있는 기술도 등장했다. 스크릿 미디어가 개발한 기술도 그중 하나다. 시크릿미디어는 현재 10개 미국 미디어 회사들이 비디오 광고가 광고차단 도구에 탐지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