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년 연속 파업...23~25일 부분파업

29차 임단협서 잠정합의 도출 실패...파업 장기화 전망

카테크입력 :2015/09/22 20:33    수정: 2015/09/23 07:09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2012년 이후 4년 연속 노사분규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현대차 노사는 추석 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타결을 위해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잠정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예고한 대로 오는 23일부터 3일간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됨에 따라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고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차에 큰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볼륨모델 신형 아반떼는 초반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생산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임단협이 추석 이후로 넘어가게 되면 노사 모두 부담이 커 이날 극적 타결의 분위기도 감지됐다. 하지만 양측은 임금 인상과 임금피크제 도입·통상임금 확대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교섭이 추석 전 타결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교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노조는 임단협이 조합원들의 자금 지출이 많은 추석 연휴를 넘기게 됨에 따라 심리적 부담을 덜게 됐고, 협상 테이블에서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2일 열린 2015년 현대차 29차 임단협(사진=현대차 노조)

현대차 노사는 22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9차 임단협 교섭을 열었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최대 쟁점인 임금피크제 도입과 통상임금 확대안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 인상의 경우 사측은 기본급 8만1천원 인상, 성과급 350%+300만원 지급안을 노조에 제시한 상태다. 기존 안(기본급 7만9천원 인상, 성과금 300% + 200만원)보다 올랐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임금피크제 확대 도입과 관련해서는 노조는 수용 조건으로 다른 수당을 비롯한 임금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수용에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임금의 경우도 현재의 상여금 제도를 폐지하고 상여금 750% 가운데 614% 상당의 기본급화 하는 안을 사측이 제시했지만 합의에는 실패했다.

노조 내부의 노노(勞勞)갈등도 협상 타결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노조 집행부 견제세력인 일부 강성 현장노동조직은 노사가 협의한 주간 2교대 근무시간 단축이나 통상임금 확대·임금피크제 도입 논의 등이 조합원 권익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를 들어 연대 서명운동과 집회를 벌이며 교섭 대표를 압박했다.

다만 노사는 주간연속 2교대 1조와 2조의 '8시간+9시간' 근무제도를 내년 1월부터 '8시간+8시간'으로 바꾸는 데는 의견접근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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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이날 교섭 결렬에 따라 23일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뒤 24일과 25일 각각 6시간씩 파업에 벌일 계획이다.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파업 세부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천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 전원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국내공장 신·증설 즉시 검토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정년 최대 65세까지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