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시장에도 '대여 문화' 정착될까

애플 이어 삼성도 도입 유력…시장 변화 관심

홈&모바일입력 :2015/09/21 18:09    수정: 2015/09/22 08:1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스마트폰 대여가 시장의 새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는 걸까?

애플에 이어 삼성도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대여 서비스를 준비 중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 2위 업체가 모두 대여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기본 패러다임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일(현지 시각)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갤럭시 스마트폰 임대 프로그램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삼성의 임대 폰 정책은 애플이 최근 발표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애플은 최근 제품 발표 행사 때 월 32달러에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를 쓸 수 있는 임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애플에 이어 삼성도 스마트폰 대여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왼쪽부터 아이폰6 플러스,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나란히 놓고 비교한 모습 [지디넷코리아]

■ 포브스 "삼성, 대여 프로그램 도입 안 할 이유 없어"

포브스에 따르면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대여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삼성 측은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포브스가 전했다. 또 구체적인 가격도 알려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 동안 스마트폰 시장의 기본 유통 모델은 ‘2년 약정’이었다. 2년 동안 자사 고객으로 묶여 있는 조건으로 대형 통신사들이 단말기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시장에서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통신사들 사이에서 보조금 폐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 T모바일은 이미 폐지했으며, 버라이즌 역시 중단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갤럭시S7 단말기 예상 이미지(사진=갤럭시S7닷컴)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 갤럭시 폰 같은 고가 제품 판매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애플에 이어 삼성도 스마트폰 대여 프로그램 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처럼 달라진 시장 환경 때문이다.

결국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도입하게 된 프로그램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여 프로그램은 얼마나 잘 통할까? 직접 구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어떨까?

일단 두 프로그램은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직접 구매할 경우 스마트폰을 소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할 때 되파는 것도 자유롭다. 각종 요금제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반면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대여할 경우엔 월간 지출 비용은 적게 드는 반면 선택의 폭이 적다. 또 스마트폰을 반납할 때까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 중고폰 판매 감안하면 가격은 비슷

대여 정보 전문 사이트인 뱅크레이트는 최근 미국 통신사들이 발표한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산정할 경우 보조금+2년 약정과 대여 프로그램은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비용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뱅크레이트는 대여 프로그램을 도입한 T모바일을 예로 들었다. T모바일은 지난 6월부터 1년에 세 차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대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T모바일은 보조금을 받지 않고 폰을 구입할 경우 단말기 가격과 요금을 합한 유지 비용이 1년 유지 비용이 1천250달러 수준이다. 반면 대여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1천44달러 정도를 부담하게 된다.

이런 기준을 적용할 경우 연간 유지 비용이 200달러 가량 저렴하다고 뱅크레이트가 추산했다.

문제는 직접 구매할 경우엔 중고폰으로 되팔 수도 있다는 점이다. 뱅크레이트는 아이폰5를 예로 들었다. 아이폰5 중고폰이 대략 300달러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 가격까지 적용할 경우엔 오히려 보조금을 받지 않고 직접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할 수도 있다는 것이 뱅크레이트 주장이다.

중고폰 판매까지 고려할 경우엔 오히려 보조금을 주지 않더라도 직접 폰을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할 수는 있다. 하지만 대여 프로그램은 최신 폰을 계속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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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두 가지 장단점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보조금이 폐지됐다고 해서 곧바로 대여 시장 쪽으로 확 쏠리진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대여 문화가 정착돼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자동차 고객 대부분은 중고차 판매를 감안해 직접 구매하는 편이다. 하지만 수요에 따라선 대여 쪽에도 상당한 수요가 몰리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