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전송 분쟁 "판, 바뀐다"..."지상파도 반사이익"

울산지법, 손해배상 소송 '기각'...60여개 소송에 영향

방송/통신입력 :2015/09/03 19:26    수정: 2015/09/03 19:28

법원이 지상파 재전송 소송에서 유료방송사 손을 들어주면서, 재전송료(CPS) 산정을 둘러싼 공방에서 유료방송 업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특히, 법원이 지상파 방송사들도 유료방송사들의 재전송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CPS 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울산지방법원은 울산방송(UBC)이 케이블TV 방송사인 JCN울산중앙방송을 상대로 가입자당 280원에 해당하는 비용을 청구한 소송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

법원측은 판결에서 CPS 280원이 통상적인 손해가 아닌 점, 방송의 공공성, 케이블의 재송출 비용에 대해 지상파의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인정되는 점, 재송신에 대해 장기간 상호 묵인해 온 점 등을 들어 지상파방송사들의 요구를 기각했다.

전국 케이블TV 방송사들은 지난 2011년 10월 KBS2, MBC, SBS 등 3개 채널에 대한 HD방송(8VSB) 송출을 전격 중단했다. 때문에 전국 770만에 이르는 케이블 시청자는 화질 저하에 따른 불편을 겪은 바 있다.

법원은 또한 JCN울산중앙방송이 맞 제기한 ‘전송료청구 소송’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케이블이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 함으로 인해 지상파가 반사이익을 얻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JCN울산방송이 지상파가 광고수익에 대해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한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방송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현재 지상파와 유료방송사간에 전개되고 있는 60여건의 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수세에 몰려있던 유료방송 진영이 이번 판결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에서 지상파가 유료방송사들에게 동일하게 요구해 온 CPS를 인정하지 않았고, 유료방송사들이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함으로써 지상파도 이익을 취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지상파 재전송을 둘러싼 소송에서 중요 판단근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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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재전송으로 인해 지상파 방송사들도 분명히 이익을 취하고 있음이 증명됐다"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일방적으로 무리한 재전송비를 요구하기는 힘들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료방송측은 CPS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CPS인상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나온다면 받아드릴 수 있고, 그것은 재전송협의체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료방송업계는 이번 판결로 정부가 구성한 재송신협의체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상파방송사들은 유료방송사들과 진행중인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협의체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