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다른 VM웨어식 클라우드 관전포인트

엔터프라이즈 통합 관점에서 확장성에 접근 주목

컴퓨팅입력 :2015/09/04 08:50    수정: 2015/10/16 14:36

[샌프란시스코(미국)=김우용 기자] VM웨어는 그동안 서버 가상화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금은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란 거창한 비전도 제시하지만 실상은 하드웨어를 가상으로 만들어준다는 점 외에 컴퓨팅 영역에서 엄청난 혁신성은 없다. VM웨어가 분산 처리 컴퓨팅을 얼마나 수용하고, 얼마나 높은 확장성을 보장할 수 있는지 확실치 않다.

VM웨어를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라 부르기 조심스럽다. V스피어로 생성한 VM을 엮어 클러스터를 만들고 분산처리 방식의 애플리케이션 작동에 활용할 때 과연 강력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을까 묻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나타난 VM웨어의 기술 분야 행보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다.

VM월드2015 첫날 기조연설의 한 장면

서버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동일 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퍼져있다. 가상화나 클라우드나 거기서 거기란 인식도 있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서버 가상화와 클라우드는 전혀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

서버 가상화는 IT인프라 자산의 활용성을 높인다는 특성을 갖는다. 갖고 있는 자원을 놀리지 않고, 쪼개고 쪼개 활용도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는 인프라를 직접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쓴다는 장점 덕분에 확산됐다. 이는 운영과 사업적 측면의 이유고, 기술적 이유는 확장성이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대규모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클라우드를 통해 방대한 사용자를 수용해 성공을 거뒀다. 분산 컴퓨팅 아키텍처가 클라우드 기술을 만나 수많은 사용자의 접근을 견디는 강력한 IT를 기업에게 선사한 것이다.

서버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근본적 차이는 여기서 극명히 나타난다. 서버 가상화는 전통적인 스케일업 방식을 유지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분산 처리 아키텍처의 스케일아웃 장점을 극대화한다. 서버 가상화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를 그대로 유지시키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수학적 사고를 요구한다.

VM웨어는 지난달30일 개막한 연례 컨퍼런스 ’VM월드 2015’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앱을 위한 전용 플랫폼으로 ‘포톤(Photon) 플랫폼’을 발표했다. 컨테이너 기술을 활용하는 v스피어와 전혀 별개의 인프라 플랫폼이다. 수백수천개의 컨테이너를 동시에 구동하는 확장성과,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고 한다.

포톤 플랫폼은 컨트롤러와 머신 두 요소로 구성된다. 포톤 컨트롤러는 분산형, 멀티테넌트 제어부다. 컨테이너 간 API통신을 관장한다. 포톤 머신은 경량의 ESX 하이퍼바이저인 ‘마이크로바이저’와, 컨테이너 최적화 리눅스인 ‘포톤OS’를 내장한 컨테이너 단위다.

V스피어도 컨테이너를 쓸 수 있다. V스피어통합컨테이너란 확장을 통해 컨테이너 하나를 VM단위로 생성, 관리하도록 했다.

둘 다 컨테이너 활용이란 점은 같다. 킷 콜버트 VM웨어 클라우드앱부문 CTO는 “V스피어통합컨테이너는 기존의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사용하게 해주는 확장이며, 포톤 플랫폼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앱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경우를 위해 만들어진 컨테이너 전용 제품”이라고 두 플랫폼의 용도를 구분했다.

포톤 플랫폼이 V스피어의 분산 처리 아키텍처 수용 능력 부족을 의미한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VM웨어는 전문가들에게 클라우드 네이티브 앱 분야에서 MS나 구글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내놓은 답안지가 기존 제품의 개선 혹은 변경보다 플랫폼 분화란 점에서 곱씹어볼 대목이다.

컨테이너 기술 자체만보면 서버 가상화와 기술적 계통은 다르다. VM웨어의 서버 가상화가 기반 OS없이 하이퍼바이저로 VM을 생성한다면, 컨테이너 기술은 OS 커널 위에 가상의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각 컨테이너는 하드웨어단의 CPU, 메모리, 디스크, 네트워크 인터페이스를 할당받고, 그 정보를 내장한다. 파일시스템과 라이브러리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부팅과 관련한 이닛 프로세스도 컨테이너마다 달리 운영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활용하면 컨테이너 하나에 완성된 비즈니스 로직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 컨테이너마다 컴퓨트와 데이터베이스를 각자 소유하므로, ‘상태(state)’를 내장한 ‘스테이트풀(stateful) 아키텍처’를 소형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애플리케이션의 상태 처리에 대한 참고기사)

개발자의 선택에 따라 컨테이너를 분산 처리 아키텍처에 접목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발자 대부분 여기까지다. 컨테이너로 분산 처리 아키텍처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구축은 IT운영자의 영역이다. 이 밑작업이 결코 쉽지 않다. 컨테이너 쓰면 분산 처리 아키텍처 쓸 수 있다고 쉽게 말하기 곤란한 것이다.

VM웨어는 자사의 컨테이너 기술을 설명할 때 운영적 측면을 강조한다. 보안도 중요하다고 한다. 네트워크 연결도 언급한다. 그러나 분산 처리 아키텍처를 어떻게 구성하는 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그 역할은 계열사인 피보탈이나 다른 개발 플랫폼의 몫이라 한다. 확장성 보장을 위한 기반 준비물을 제공하는 게 VM웨어의 역할이란 설명이다.

킷 콜버트 CTO는 “피보탈 클라우드파운드리, 애저, 헤로쿠, 구글앱엔진 같은 서비스로 빠르고 확장성있게 지속적인 앱 딜리버리가 가능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앱 개발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도커, 쿠베르네테스, 메소스 같은 기술로 직접 규모 있는 개발환경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포톤플랫폼은 피보탈 클라우드파운드리 PaaS 제품과 번들로 제공된다. 포톤 컨트롤러는 오픈소스로 풀릴 예정이다.

확장성에 대한 VM웨어의 입장을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에게 물었다.

그는 2일 한국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클라우드를 구매하는 이유 중 확장성이 중요한 이유라는 데 동의한다”며 “하지만 클라우드가 전문화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보안과 거버넌스란 측면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면 클라우드 사업자를 활용하면 되지만, 기업에서 쭉 써온 ERP나 CRM 같은 미션크리티컬 앱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앱과 같은 환경에서 쓰기는 힘들다”라며 “유니파이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란 우리의 비전은 기존 앱과 새 클라우드 네이티브 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앱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니파이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올해 VM월드 행사에서 발표된 새 용어다.

‘원 클라우드, 애니 애플리케이션(One Cloud, Any Application)’이란 슬로건과 함께 나온 것인데, 원 클라우드란 다양한 클라우드를 통일시키는 게 아니라 단일 뷰로 관리한다는 뜻이다.

여러 클라우드가 한데 엮여 작동될 수 있을 것이고, 재해복구(DR)나 백업 같은 작업도 필요할 텐데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팻 겔싱어는 “우리의 강점은 기존 영역인 가상화와 가상 네트워크, 매니지먼트 레이어 등에서 포괄적인 기술을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VM을 프라이빗 환경에서 퍼블릭 환경으로, 퍼블릭 환경에서 또다른 퍼블릭 환경으로 자유롭게 오가게 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클라우드 시대에 우리의 역량이 강점있을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피보탈에 클라우드파운드리와 앱 개발 관련 사업을 이관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에 “피보탈이란 회사를 별도로 만든 이유는 VM웨어를 벗어나 활동범위를 더 넓혀주길 바라고, 그 일을 더 제대로 하길 바랐기 때문이었다”며 “맨 처음 VM웨어가 해야할 부분 세가지를 (SDDC, SDN, EUC 등으로) 정의하고 나서 더 필요한 것을 보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데이터센터를 변혁하고, 네트워킹 근본을 바꾸고, 엔드유저컴퓨팅 연결성을 실현하는 작업을 수행하기에도 빠듯했다”며 “VM웨어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앱과 데이터는 피보탈이 담당하면서 긴밀히 협업하면 .피보탈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팻 겔싱어의 발언에 비춰 보면, VM웨어는 엔터프라이즈 기업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 엔터프라이즈 기업은 도전적이기보다 보수적이다. 투자보호와 비용효율성을 중시한다. 잃어선 안 되는 레거시도 많다. 스케일업 방식의 애플리케이션 구축도 유지하고 계속 써야하는 레거시다. 그를 보호하고 좀 더 쉽게 하도록 한다는 VM웨어의 철학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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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성도 중요하지만, 엔터프라이즈 기업에겐 운영 편의성과 보안성도 동등한 수준에서 중요하다. 클라우드의 여러 측면 중 확장성에 대한 VM웨어의 입장은 현 단계에서 이렇게 정리된다.

‘통합(unified) 그리고, 화합(U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