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형 R&D는 안돼...선도적으로 나서야”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실패 껴안아야"

과학입력 :2015/09/02 16:27    수정: 2015/09/02 16:31

“돈(투자, 예산)이 지식을 만들고, 지식을 다시 돈으로 만드는 과정을 연구개발(R&D)과 혁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선순환 구조로 만들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R&D가 진행돼야 합니다.”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미래유망기술세미나’에서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은 과학기술이라며 과학기술 R&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그동안 국내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사례를 들며 “KIST는 설립 후 지난 46년간 투자 대비 53배가 되는 595조원의 경제 사회적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ETRI는 4조3천억원을 투입해만 170조5천725억원이라는 파급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도 한계가 왔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지난 1953년 67달러에서 2014년 2만8천180달러로 괄목할 정도로 증가했지만, 지난 2007년 2만달러 달성 후 현재까지 2만불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그 이유를 추격형 R&D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 국가 과학기술 핵심은 선진국에서 성공한 기술을 모방해 우리 것으로 만드는 추격형 R&D형태였다”며 “그러나 이러한 성장전략 한계로 인해 더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 창출 모멘텀 약화, 기술무역 수지 적자 지속, 재난재해 국민안전 대응 기술 부족, 연구개발의 질적 성장 한계, 기술창업 일자리 창출 부족 등이 이러한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R&D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90년대 이후 논문과 특허출현은 늘었지만, 사업화 될만한 유용한 특허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성공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온다는 생각에 성공할 수 있는 연구개발만 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은 것이”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신규 일자리의 2/3를 5년 이내의 신생창업기업이 창출했다. 지난 1992년에서 2010년까지 1년 이하의 창업기업은 연평균 3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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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장은 “지난 2001년 한국에 방문한 앨빈 토플러가 한국의 미래는 융합기술에 달려있다고 한 것처럼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위기가 온다”며 “그 돌파구는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R&D와 혁신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며 “실패하더라도 시장을 바꿀 수 있는 R&D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