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 올플래시 스토리지 용량당 가격공세

컴퓨팅입력 :2015/09/01 13:34

HP가 국내 시장에서 EMC와 퓨어스토리지에 맞서 올플래시스토리지 확산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타사대비 저렴한 저장 용량당 가격과 폭넓은 제품으로 지원되는 고급 스토리지 기능을 내세웠다. 최근 익스트림IO로 국내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한국EMC와 유의미한 경쟁을 벌이게 될지 지켜볼 만하다.

한국HP는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3PAR 스토어서브 신제품 출시 간담회에서 올플래시스토리지와 디스크스토리지 신모델을 포함한 스토어서브 2만번대(20850, 20450, 20800) 및 8천번대(8440, 8450, 8200, 8400) 시리즈를 공개하며 이런 전략을 제시했다. 본사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차세대 스토리지 제품군이다. (☞링크)

HP 스토리지는 아직까지 EMC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의 양강 구도에 끼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고성장세인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 강화에 나섰지만 목표가 같은 EMC, 넷앱, IBM 등 기존 업체와 바이올린메모리, 퓨어스토리지, 솔리드파이어 등 벤처들과의 경쟁에서 차별화가 급해졌다.

이런 타이밍에 HP가 꺼내든 전략은 3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HP 스토어서브 스토리지는 전체적으로 기능면에서 고급(하이엔드) 모델과 중급(미드레인지) 모델에 동일하게 경쟁사의 고급 스토리지 기능이 지원되며, 올플래시스토리지 모델도 마찬가지라는 점. 둘째, 경쟁사대비 저렴한 용량당 가격. 셋째, 일반 기업환경에 사일로 형태로 존재하는 레거시 인프라와의 안정적인 연계.

한국HP가 1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한 3PAR 스토어서브 스토리지 신제품 소개 자료의 한 장면. 기존 올플래시스토리지 대비 높은 가격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경근 한국HP 스토리지사업부 총괄 이사는 "HP는 타사 고성능 모델의 모든 기능을 하이엔드급 뿐아니라 미드레인지 제품에서도 제공한다"며 "국내 고객사례는 이미 많은데 당장은 공개할 수 없고 조만간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제품 가운데 스토어서브2만번대 모델인 20850, 20800, 20450은 하이엔드 시리즈에 해당한다. 8천번대 모델인 8440, 8450, 8200, 8400은 미드레인지 제품이다. 이가운데 끝자리가 50으로 끝나는 모델은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으로 동급 기준 성능이 뛰어나다. 20850과 20450 모델은 320만IOPS, 가용용량 12페타바이트(PB)를 지원하고 8450 모델은 100만IOPS와 가용용량 5.5PB를 제공한다. 이들의 레이턴시는 모두 1ms 미만이다.

이 이사는 스토어서브 신제품 라인업에 대해 "하이엔드라는 표현보다는 성능이냐 확장성이냐에 따라 알맞은 모델로 구별하는 게 더 적합하다"며 "타사에서 하이엔드 모델로 제공하는 데이터 보호를 위한 관리 기술이나 재해복구(DR) 등 기능을 스토어서브 신제품은 미드레인지 제품에까지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HP 엔터프라이즈그룹 차원의 전략을 제시한 필립 데이비스 HP 아태일본지역 스토리지 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HP 스토어서브 고객사들은 원하는 요구사항을 타협하지 않고 모든 데이터세트를 다루면서 원하는 성능과 가격대에 맞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부사장은 경쟁사 EMC와 IBM 등 업체에선 그들의 나머지 제품과 통합되지 않는 플래시 제품을 갖고 있어, 인프라에 공통된 데이터세트를 사용할 수 없거나 통합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과 별개로 퓨어스토리지 등 스타트업은 그들의 제품이 플래시 종류뿐이라 고객의 선택지가 좁고 2~3년 뒤에도 사업이 지속될 것인지 장담할 수 없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새로운 스토어서브 플래시스토리지는 GB당 2달러(약 2천300원) 수준이었던 가용 용량당 가격을 GB당 1.5달러(약 1천800원) 수준으로 낮췄다"며 "향후 10K RPM 디스크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P는 최근 몇년간 빠른 성장세를 거둔 스토어서브 스토리지 사업의 성과가 플래시 영역에서 더욱 가속될 것이라 믿는 분위기다. 이는 지난 7월 외신을 통해 공개된 HP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담당 임원의 인터뷰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관련기사) 해당 임원은 용량당 가격을 GB당 1.4달러 수준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가격싸움에선 절대 밀리지 않을 거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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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HP 역시 표면적으로는 가격이든, 성능이든, 확장성이든, 어떤 형태로든 한국EMC를 비롯한 경쟁사 스토리지 제품과의 경쟁 우위를 자신하는 모양새다. 특히 EMC 익스트림IO나 퓨어스토리지 제품 등과의 경쟁에서 HP의 스토어서브 올플래시스토리지가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란 뉘앙스다.

이 이사도 직접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올플래시 제품을 통한 성장에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숫자나 시장 현황을 암시할만한 자료를 직접 제시하지는 않았다. 한국HP 내부 자료상 플래시 제품 사업 면에서 전년대비 300% 성장을 기록했지만, IDC나 가트너의 집계 데이터를 통해 국가별 시장 현황과 대조해볼만한 데이터는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