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달라진 IFA2015 관전포인트

전문가 칼럼입력 :2015/09/01 06:56

김승열 mobizen@mobizen.pe.kr

올해로 55회째를 맞는 ‘IFA 2015(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Berlin 2015)’가 4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주최측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작년 IFA에는 1천538개 업체가 참가했고 100여개국가에서 24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MWC(Mobile World Congress)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히는만큼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라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는 행사다.

IFA는 라디오 박람회로 시작하여 TV로 발전된 마케팅 중심의 전시회이다. CES나 MWC가 신제품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라면 IFA는 연말을 앞두고 실제 주력으로 판매할 제품을 소개하고 비즈니스를 성사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즉, 대형 가전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를 알아내고 시장의 단기적인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행사라는 뜻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IFA 2015에 등장할 주요 제품들을 알아보고 작년과 다른 흐름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TV가 다시 주인공으로 등극하고 있다. IFA의 주인공은 오랫동안 TV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면서 TV는 한동안 구석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어느 정도 고착화되고 안드로이드 기반 기술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기업들이 내세울 수 있는 차별화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심사숙고해서 신제품을 발표하더라도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애플의 신제품 출시 소식에 묻혀버리는 경우도 빈번했다. 매년 IFA에서 노트 시리즈를 발표하던 삼성전자가 지난달 중순에 갤럭시 노트5와 갤럭시 S6 엣지 플러스를 내놓은 이유 중에 하나도 이러한 IFA의 한계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자 가전 기업들은 IFA에서 다시 TV에 집중하고 있다. 업체들 간 화소와 화질 경쟁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SUHD TV, LG전자는 울트라 올레드 TV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IFA는 삼성과 LG의 경쟁 구도 사이에 일본과 중국 업체들도 끼어들 전망이다. 일본의 파나소닉과 중국의 스카이워스(創維集團), 하이센스(海信集團), 콩카, 창홍(長虹電器)등의 역습이 이번에 지켜볼만한 관전 포인트이다.

둘째, 웨어러블과 IoT 시장에서 업계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두가 예상하는 것처럼 신규 기기에 대한 도전은 대부분 웨어러블 기기와 IoT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갤럭시 노트5를 미리 발표한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기어 S2를 공개할 예정이다.

TV나 냉장고에 각종 IoT 기술을 접목하는 것도 주요 흐름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러한 접근과 제품들은 더 이상 신선하지가 않다. MWC와 CES에서도 비슷한 제품들이 많이 소개되었지만 여전히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다. 이번 IFA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이 분야에 진입하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물산과 SK텔레콤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거 '제일모직')은 이번 IFA에 참가해서 스마트슈트, 퍼펙트 월렛, 온백, 보디 컴퍼스 등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SKT는 핏펫(반려동물용 스마트 기기), 스마트밴드, 에어큐브(소형 공기오염도 측정기) 등을 가지고 간다. 가전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패션 기업과 통신 기업이 자체 개발 또는 유통을 통해 확보한 스마트 기기들을 IFA에 선보이는 것이다. 생활 가전을 중심으로 IoT에 접근하는 기존 사업자와는 색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이번 행사를 살펴보는 묘미가 될 것이다.

셋째, B2B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의 모습이다. 가전 기업들은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스마트폰만큼의 대중화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아예 B2B 시장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실질적인 매출을 노리고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중에 '스마트 쇼핑'을 전면에 내세우며 미래형 쇼핑 공간을 직접 제공할 계획이다. 투명 OLED, 스마트 LED 사이니지, 스마트 사이니지 TV , 아웃도어 스마트 사이니지 등과 같은 하드웨어를 선보이고 가상 피팅 솔루션과 같은 소프트웨어도 체험해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미러 디스플레이에 개인화 분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는 시연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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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외에도 스마트 프린터,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 무선 360 오디오 등과 같은 삼성 B2B 제품도 대거 IFA에 전시할 예정이다. B2C 제품이 중심이던 IFA에서 삼성이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고 하반기 시장은 물론이고 내년 IFA의 흐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IoT 플랫폼의 등장, 중국 기업들의 스마트폰 공략, VR 응용 콘텐츠 등과 같이 익히 들어 알 수 있거나 예상할 수 있는 제품들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IFA를 좀 더 재미있게 보고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IFA만의 보여주는 변화와 메시지들을 읽을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몇가지 항목들이 의미있는 관전을 하는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