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금 내라" vs "무효 특허는?"

애플↔삼성, 배상금 지급 시기- 규모 공방

홈&모바일입력 :2015/08/27 17:32    수정: 2015/08/27 17:4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5억4천800만 달러 지불해달라.” “말도 안 된다. 대폭 줄여라.”

삼성과 애플이 이번엔 1차 소송 배상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25일(현지 시각) 지난 2012년 시작된 1차 특허 소송에서 삼성에 부과된 배상금 5억4800만 달러를 요구하는 서한을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 접수했다.

그러자 삼성은 26일 “배상금 5억4천800만 달러는 과하다”는 반박 서한을 제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애플과 삼성 간의 특허소송 1심 재판이 열렸던 캘리포니아북부지역법원. (사진= 씨넷)

■ 항소법원, 배상금 집행 연기 삼성 요구 거부

이번 공방은 지난 2012년 1심 판결이 나온 삼성과 애플의 1차 특허 소송이다. 삼성은 지난 5월 열린 항소심에서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 부분에 대해 무혐의 판결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애플에 지급할 배상금은 5억4천800만 달러로 줄었다.

판결 직후 삼성은 디자인 특허 침해 부분에 대해서도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상고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배상금 지불을 미뤄달라는 요구를 항소법원에 접수했다.

하지만 항소법원은 삼성의 배상금 집행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애플은 곧바로 1심이 열렸던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 배상금 집행을 요구했다.

삼성도 곧바로 반박했다. 배상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애플 일부 특허권의 지위가 불안정한 점을 들어 “5억4천800만 달러 배상금은 과하다”는 서한을 접수한 것이다.

지난 해 12월 미국 특허청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애플 핀치 투 줌 특허권 개념도. (사진=미국 특허청)

삼성이 반박 근거로 제시한 것이 애플 핀치 투 줌(특허번호 915) 특허권이다. 이 특허권은 지난 해 12월 미국 특허청 내 항소기관격인 특허심판원(PTAB) 3인 재판부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흔히 핀치투줌으로 불리는 915 특허권은 총 21개 청구범위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핵심은 청구번호 8번이다.

애플이 제출한 특허 문건에 따르면 8번은 "실행가능한 프로그램 명령어를 저장하고 있으며,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저장 장치"에 대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장치를 이용해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핀치 투 줌은 그 다음에 나온다. 터치 기능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디스플레이에 데이터 처리 장치를 결합해 각종 입력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손가락으로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화면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 애플의 주장이다.

■ 삼성, 애플 핵심 무기 핀치투줌 특허 무효인데…

915 특허권은 그 동안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을 공격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무기였다. 삼성과의 소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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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소송 당시 애플은 915 특허권 관련 배상금으로 삼성 단말기 한 대당 3.10달러를 요구했다. 반면 바운스백을 비롯한 다른 소프트웨어 특허권 두 건의 요구 금액은 대당 2.02달러 수준이었다. 삼성이 5억4천800만 달러 배상금을 부과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었다.

이처럼 915 특허권의 지위가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1심 법원이 배상금을 부과할 때 이 부분은 제외해달라는 것이 삼성 측의 주장인 셈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