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화 교수 "전략전술게임, 시지각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

게임입력 :2015/08/27 16:51    수정: 2015/09/04 10:28

박소연 기자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사장 윤송이)은 27일 서울 더모임에서 ‘게임과 뇌’를 주제로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개최했다.

강동화 교수는 16년간 뇌를 연구해온 뇌 의학자로 지난 2011년 ‘나쁜 뇌를 써라’는 저술을 통해 뇌의 또 다른 측면을 살펴 주목을 받았으며 올 연말 뇌와 관련한 두 번째 책을 출판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실시간 전략 게임과 시지각학습(Real-Time Strategy Video Game Experience and Visual Perceptual Learning)이라는 논문을 발표, 실시간 전략(RTS) 게임이 시각 및 지각 학습을 용이하게 한다는 실험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강동화 교수

강동화 교수는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뇌는 일반인들의 뇌와 많이 다르다고들 한다”며 “이 뇌의 변화가 중독과 연결되느냐가 첨예한 갈등의 주제”라고 말했다.

모든 사물이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가지듯이 게임도 마찬가지다.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중독성이 있고 과몰입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이 중독성을 가지는 걸 넘어 마약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마약중독자와 게임 이용자의 뇌가 뇌 보상중추 영역이 확장되고 아래쪽 전두엽과 전두대피질 연결부가 손상되는 등 공통점을 가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뇌 보상중추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강동화 교수의 설명이다. 보상회로에서 생기는 도파민은 중독뿐 아니라 동기부여에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뇌를 찍어도 해당 부분은 반짝반짝 빛난다. 사람이 뭔가를 하기위한 의욕을 고취시키는 부분이 뇌 보상중추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뇌 보상중추가 활성화된다고 게임을 마약과 같이 취급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교수는 “게임중독과 관련해 게임을 보지 말고 게임하는 사람의 관계를 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실제로 게임 플레이 시간에 따라 아동을 분류해 살펴보면 부모의 양육 태도 및 부모와의 관계가 아동의 게임 이용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하루 게임 이용 시간이 1시간에서 2시간 사이인 아동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얕으며 혼자 있는 시간이 적으며 2시간에서 3시간 사이인은 아동은 부모가 아이에 관심이 적고 부모와의 의사소통이 부재하는 등이다.

때문에 강 교수는 게임의 긍정성과 순기능을 모색해 뇌기능을 향상시키는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신경과학저널에 발표한 논문 실시간 전략 게임과 시지각학습 역시 그 일환이다.

시지각학습이란 이 전에 못 보던 것을 보게 되거나 이전에 구분하지 못하던 차이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다른 학습과 달리 무의식적으로 배운다는 게 특징이다. 뇌회로를 보여주는 FDTI를 촬영해보면 시지각학습이 뛰어난 피실험자의 경우 신경다발의 활성 정도가 훨씬 높게 나타난다. 무의식적으로 학습하며 뇌 회로가 바뀌는 것이다.

강 교수는 게임 경험자들이 시자각학습 능력이 뛰어날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뇌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6번 시지각훈련을 시키고 훈련 전후에 MRI를 찍었다.

피험자 선정 기준은 프로게이머를 제외하고 사회경제적으로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20, 30대 남자로 정했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경험자(이하 VGP) 16명와 최근 1년간 어떤 게임도 10시간 이상 한 적이 없는 게임 무경험자(이하 NVGP) 15명으로 그룹을 나눴다.

실험 결과 VGP는 초반부터 높은 성적을 냈다. 훈련 초반과 후반의 성적에 큰 차이가 없었을 정도다. 반면 NVGP는 실험 초반과 후반의 성적에 큰 차이가 났다. 특히 훈련 10번 이후 큰 차이가 발생했다. VGP도 훈련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초반 10번까지는 NVGP와 비슷한 성적을 보였으나 빠른 학습 속도로 훈련에 적응해 나갔다.

MRI를 촬영해보니 VGP가 NVGP에 비해 앞쪽 뇌가 활성화됐다. 뒤쪽 뇌에서 앞쪽 뇌로 가는 뇌연결이 더 발달되는 등 게임경험자들의 뇌연결 패턴에서도 차이가 발견됐다.

게임경험자들의 시지각학습 수행능력이 뛰어나며 게임경험자들에서 시지각학습 수행시 전두엽 활성화가 나타난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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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시야장애 치료기술 개발, 분할뇌 환자 치료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게임사와 협력해 게임적 요소를 강화한 가정용 훈련기기를 개발 중이다.

마지막으로 강 교수는 “게임이 앞으로 여러 필드에 접목될 것”이라며 “특히 뇌신경 연구에 다양하게 접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