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값 싸진다...업계, 개별소비세 인하에 반색

국산차 20만~200만원, 수입차 100만~300만원 인하 효과

카테크입력 :2015/08/26 18:19    수정: 2015/08/27 08:43

송주영, 정기수 기자

정부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으로 침체된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자동차와 대형가전 등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30% 인하키로 했다.

정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가 메르스 영향 등으로 감소해 7월까지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소비부진 장기화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소비심리 개선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내수 침체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던 관련 업계는 이번 조치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 車 업계 '환영'...에쿠스 204만원 싸져

이번 방안의 핵심은 자동차의 개소세 인하다. 승용차 판매는 전체 소매판매의 10.1%에 달해 소비 비중이 높은 데다, 고용 규모는 물론 부품업체와 판매망 등 전후방 연관효과도 크다.

이번 조치로 개소세 금액 30%에 자동으로 붙는 교육세와 이들 세금에 붙는 부가가치세도 함께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국산차는 20만~200만원, 수입차는 100만~300만원가량의 가격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쏘나타(사진=현대차)

완성차 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특히 국내경기 침체로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만큼, 올 하반기 국내시장 판매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2012년 당시 개소세 인하로 나타난 판매 대수 증가분은 10~12월 3개월 간 총 1만여대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2012년도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당초 전망치(140만대)를 상회한 141만대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이날 "자동차업계가 최근 신흥시장 성장둔화와 환율변동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의 탄력세율 적용을 통한 개별소비세 인하는 자동차 내수판매에 큰 도움을 주는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자동차 개소세는 오는 27일부터 12월 31일 등록분까지 기존 5%에서 3.5%로 낮아진다. 예를 들어 기존 2천만원 짜리 자동차는 개소세가 85만원, 교육세가 26만원이었는데 개소세가 인하되면서 개소세 60만원, 교육세 18만원으로 각각 줄어들면서 차 값이 1천963만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대형차일수록 인하액이 더 커진다. 현대자동차 에쿠스 5.0 프리스티지의 경우 개소세 476만원, 교육세 143만원 등 구입에 1억1천150만원이 들었지만 개소세 3.5%를 적용하면 개소세 333만원, 교육세 100만원 등 204만원 저렴한 1억946만원에 구입이 가능해진다.

엑센트 1.4 스마트는 1천382만원에서 1천357만원으로 25만원, 아반떼 1.6 스마트는 1천749만원에서 1천717만원으로 32만원 내려간다. 쏘나타 2.0 스마트는 2천545만원에서 2천498만원으로 47만원, 그랜저는 3.0 프리미엄은 3천320만원에서 3천259만원으로 61만원 싸진다. 제네시스 3.8 프레스티지와 싼타페 2.0 모던의 경우도 각각 111만원과 53만원 인하된다.

기아자동차도 K9 5.0 퀸텀의 경우 8천620만원에서 8천462만원으로 158만원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K7 3.0 프레스티지는 60만원, K5 2.0 프레스티지는 46만원, K3 1.6 럭셔리는 32만원, 프라이드 1.4 디럭스는 26만원 절감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2.0 에이스는 45만원, 쏘렌토 2.0 럭셔리는 52만원씩 가격이 내려간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도 이번 개소세 인하 조치로 모델 별로 20만~100만원가량 저렴해 진다.

한국GM 말리부 2.0LT는 50만5천원의 세금 인하 분이 반영된다. 쌍용차 체어맨 W는 트림에 따라 최저 101만원부터 최고 204만원까지 차량가격이 인하된다. 렉스턴 W는 51만~70만원, 코란도 C LET 2.2는 40만~51만원, 티볼리 디젤은 37만~45만원씩 가격이 싸진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의 수입차 브랜드도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자동차업계는 개소세 인하에 따른 가격 인하를 시행일인 오는 27일부터 해당 모델에 즉각적으로 반영키로 했다. 아울러 각 업체마다 개별적으로 차종별 할인이나 무이자 할부 등 추가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내수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부의 개소세 인하 조치가 내수 부양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이에 부응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확정되는 대로 추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소세 인하 조치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줄어들어 내수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가전업계 "내수 진작에 긍정적 영향"

전자업계도 개소세 인하 조치가 내수 진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용량 가전제품에 붙는 개소세는 내년 폐지될 예정이지만 이에 앞서 세율을 인하해 가격을 낮추고 소비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

관련기사

이날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공동성명에서 “전자업계는 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의 가전제품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가전업계는 세금 인하시기에 맞춰 세금 인하분을 소비자 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소비 촉진을 위한 대규모 판촉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또 정부의 생산·소비 촉진을 위한 정책에 부응해 기술개발을 통한 원가절감, 소비자 만족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