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가 인터넷전문은행 노리는 이유는

금융혁신 주도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

방송/통신입력 :2015/08/26 16:58    수정: 2015/08/26 17:16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자 인가 신청 작업을 앞두고 KT와 SK텔레콤의 사업 참여가 본격화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은 지분 보유가 제한적이어서 대기업으로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두 회사는 금융과 ICT 기술을 결합한 핀테크 사업 진출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SK텔레콤이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합류키로 공식 선언한데 이어, KT도 교보생명과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이 신사업인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에 가세하면서, 금융권과 인터넷, 통신업계까지 가세한 합종연횡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두 회사가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에 가세한 배경과 기존 금융권 업체들과 통신사들이 향후 전개해 나갈 사업 행태를 두고 벌써부터 분석작업이 한창이다.

SK텔레콤은 26일 출사표를 던지면서 “금융과 ICT의 결합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며 “2천8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SK텔레콤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해 가입자 리텐션(유지) 효과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으로서는 신규 사업인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이미 성장 한계에 도달한 통신망 및 내수 통신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영토를 넓히겠다는 뜻으로 평가된다. 또한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는데에도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이 도움이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KT 역시 한계점에 도달한 통신시장에서 탈출하고, ICT와 금융을 결합한 신사업에서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사업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특히 이미 인터넷 금융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해외에서 주요 통신사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 일본은 통신회사가 금융혁신 주도

인터넷 전문은행이 처음 도입된 곳은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1995년부터 기존 금융사들에 신 산업자본이 가세한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생겨나 새로운 금융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통신사들이 벤치마킹 사례로 보고 있는 곳은 미국보다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 2000년에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의 20% 이상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후 소니나 야후와 같은 IT기업들이 신 금융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주목할 부분은 일본 통신공룡인 NTT도코모와 KDDI의 사례다.

우선 NTT도코모는 2005년 전자결제시장에 진출한 이후 1천500만명의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했다. 일본 내 시장점유율 1위다. 여기에 오프라인 전자결제 인프라 투자를 늘리며, 한때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켰던 비트코인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KDDI는 2008년 미쯔비시도쿄UHJ와 인터넷전문은행 ‘지분뱅크’를 설립했다. 휴대폰으로 촬영한 신분증으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전화번호로 자금을 이체하는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기존 금융회사가 제공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새로운 금융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도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에 진입할 경우, 일본 통신사들처럼 금융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가입자 이용정보 기반 경쟁력 무기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은 한참 늦은 편이다. 금융권의 강한 견재애도 불구하고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이 구체화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핀테크 산업 활성화와 금융혁신을 위해 과감한 규제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KT, SK텔레콤 등 두 통신사들은 과거부터 전화결제를 시작으로 모바일결제와 쇼핑 등에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유통 영역인 O2O에서도 통신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핀테크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통신사들이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에 필요한 강력한 힘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입자 기반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온 통신사들은 이미 전국 각지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서비스와 댁내 통신 등으로 이용자의 패턴 하나하나를 분석할 수 있는 힘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통신상품을 만들던 경쟁력을 금융상품의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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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규모 가입자를 거느린 점은 합종연횡 대상인 기존 금융권에서도 반기는 부분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핀테크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계획이 나온 만큼, 기업 입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에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면서 “모바일 중심으로 라이프사이클이 변화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도 이동통신사가 주도하는 것이 가장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