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회생계획안 제출...매각절차 막바지

회사 물적분할…내달 11일 관계인집회서 확정

홈&모바일입력 :2015/08/25 12:37    수정: 2015/08/26 10:11

정현정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회생 계획안을 내놨다. 내달 열리는 관계인집회에서 이에 대한 동의를 얻으면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법원의 공식 인가를 거쳐 인수 절차를 최종 마무리 할 수 있게 된다.

팬택은 25일 법정관리인인 이준우 대표 명의로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재판장 윤준 부장판사)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회사는 지난달 17일 인수 주체인 쏠리드-옵티스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왔다.

회생계획안에는 팬택을 신설법인과 존속법인으로 물적분할한 후 분할로 신설되는 회사를 컨소시엄에 매각하고 매각대금으로 기존 채권자들의 채무를 변제하는 방안이 주된 내용으로 담겼다.

팬택은 내달 11일로 예정된 관계인집회에서 마련한 회생계획안을 인가받게 됐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동의를 받으면 회생계획안을 확정할 수 있다.

관계인집회가 열리기 전까지 쏠리드-옵티스컨소시엄은 400억원 규모로 알려진 인수대금 전액을 납부해야한다. 앞서 컨소시엄은 지난 7월 계약금 40억원을 납입했고, 지난 17일에는 40억원을 중도금으로 추가 납부했다. 내달 4일까지 잔금 320억원을 완납하면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컨소시엄은 현재 잔금 마련을 위해 국내 투자자들과 접촉 중이다.

회생계획안에 포함된 인수 내용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월 인수 본계약 체결 당시 컨소시엄은 법원에 팬택 김포공장과 전국 사후서비스(AS)센터를 제외한 기술 인력과 특허권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팬택 임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규모와 김포공장 등 생산설비 인수 여부, 사후서비스(AS) 정책 등이 이슈가 돼왔다.

컨소시엄은 생산설비의 경우 김포공장은 원칙적으로 인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 대신 개발에 필요한 일부 장비와 설비들은 선택적으로 접수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현재 약 1천여명 수준인 팬택 직원을 400여명까지 줄이게 되면 회사를 떠나야 할 직원들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고용승계 규모가 얼마나 될 지는 협의된 사업 계획의 내용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30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팬택 스마트폰 사용자들에 대한 AS 정책도 뜨거운 관심사다. 컨소시엄이 AS센터 임대차계약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계약에 포함시키면서 기존 제품에 대한 AS를 포기할 것이라는 항간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AS센터 임대차계약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용에서 AS센터를 제외한다는 오해가 비롯됐다”면서 “필요에 따라 몇 개 센터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인수할 수 있으며 별도 AS센터 운영 방안도 수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팬택은 지난해 8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들어갔다. 법정관리 아래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불발에 그치고 이준우 대표이사가 스스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신청하면서 파산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국내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부품 제조업체인 옵티스가 팬택 인수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극적으로 반전됐다. 이후 옵티스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그룹 회장으로 영입하고 국내 중견 통신 장비업체인 쏠리드가 추가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컨소시엄은 인수대금을 완납하고 법원과 채권단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승인을 받으면 최종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새롭게 팬택을 이끌어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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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이후 팬택은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주변기기, 콘텐츠(IP-TV)를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옵티스가 생산 중인 초소형 프로젝터를 팬택이 생산하는 스마트폰에 탑재해 이를 통해 IP-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이른바 'IPTV 폰'을 판매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아시안 게임에 대비해 ICT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2G에서 4G 이동통신으로 본격 전환을 앞두고 있어 스마트폰 시장 잠재력도 크다.

또 옵티스는 주력 품목인 광디스크저장장치(ODD)와 자회사인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TSST)가 적극 진행 중인 무선충전기, 보조배터리, 블루투스 스피커 등 스마트폰 주변 기기 및 네트워크 사업을 팬택의 휴대폰과 결합해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쏠리드도 그동안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통신장비시장 진출에 노력을 기울여 온 만큼 팬택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