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구진, 두 개의 태양 가진 ‘외계행성’ 10개째 발견

별 표명 통과 방법 이용해 쌍성 보유 외계행성 발견

과학입력 :2015/08/20 11:38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공동으로 두 개의 태양을 가진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별 표면 통과 방법을 이용해 두 개의 별로 이뤄진 쌍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을 10개째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별 표면 통과는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별 표면을 가로질러 횡단하면서 별빛을 가려 어두워지는 현상으로부터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방법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천문연구원의 토비아스 힌세 선임연구원을 비롯하여 미국 샌디에이고의 윌리엄 웰쉬 교수 등 케플러 우주망원경 워킹 그룹의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지난 2009년에 발사돼 2013년까지 약 4년 동안 운영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관측 자료와 함께, 지상에서 얻은 분광과 영상 관측 자료를 분석해 이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 케플러-453b는 크기가 지구의 6.2배인 가스형 행성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케플러-453b는 케플러망원경에 의해 발견된 행성을 가진 453번째 모성을 의미한다. 이 행성의 모성(parent star)인 쌍성은 태양 질량의 94%와 20% 정도인 두 별로 27.3일의 주기로 서로 공전하고 있으며, 케플러-453b는 이 쌍성계를 204.5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를 설명하는 그림. 두 별로 이루어진 쌍성(왼쪽)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오른쪽)계 Kepler-453 (샌디에이고 대학 제공)

케플러-453b는 태양계의 목성과 같은 가스형 행성으로 추정돼 행성 자체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모성과의 거리가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생명체 존재가능영역’(habitable zone)에 있기 때문에, 이 행성 주위에 달과 같은 위성(exomoon)이 존재한다면, 그 위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

천문연은 NASA보다 2년 7개월 먼저, 세계에서 최초로 두 개의 태양이 뜨는 행성을 발견한 바 있다. 이 연구는 미국천문학회지에서 가장 많은 인용을 받은 논문 중의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세계천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천문연측은 “6년간의 지속 연구를 통해 이번에 10개째 행성을 발견해 이 분야의 독보적인 연구능력을 자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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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의 한 장면. 타투인 행성에서 2개의 태양이 지고 있다

이어 천문연측은 “영화 ‘스타워즈’에는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Luke Skywalker)의 고향 행성인 타투인(Tatooine)에서 두 개의 태양이 동시에 지는 광경이 나온다”며 “이번 발견은 이런 광경이 허구가 아니고, 우리 태양계와 같이 1개의 별을 가진 외계행성처럼, 두 개의 태양을 가진 타투인 행성도 여럿 존재할 수 있음을 밝히는 중요한 관측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어 행성의 기원과 진화 연구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8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