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5·갤S6엣지+, 가격 승부수 던졌다

사상 첫 80만원대…아이폰 신제품에 선공

홈&모바일입력 :2015/08/19 14:43    수정: 2015/08/19 14:44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파격적인 가격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신제품 '갤럭시노트5'는 100만원 안팎으로 출시되던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달리 처음으로 80만원대 출고가를 택했고,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는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6 엣지 보다 화면 크기가 0.6인치 커졌음에도 출고가가 오히려 낮아졌다.

스마트폰 시장 성숙에 따른 성장 정체에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 보급형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에 직면하면서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둔화된 가운데, 이익률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점유율과 판매량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일 출시하는 갤럭시노트5(SM-N920) 32GB의 출고가는 89만9천800원으로 책정됐다. 64GB 용량 모델의 출고가는 96만5천800원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제품 가운데 80만원대 출고가가 책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나온 갤럭시노트1의 출고가는 95만7천원이었고 이후 갤럭시노트2와 갤럭시노트3는 각각 108만9천원과 106만7천원에 달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4는 최저 용량 기준 95만7천원에 출시됐다. 갤럭시노트5의 가격은 전작보다 6만원 가까이 싸다. 갤럭시S6 출고가 85만8천원과는 4만원 가량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 골드 (사진=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와 함께 출시되는 갤럭시S6 엣지 플러스(SM-G928)의 출고가도 93만9천400원으로 낮게 책정됐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6 엣지 32GB 모델의 출고가 97만9천원 보다 싸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갤럭시S6 엣지의 출고가를 87만8천원으로 10만원 가량 내리면서 현재는 7만원 가량 차이가 나지만 출시시기와 큰 화면크기, 높아진 성능 등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 출시되는 갤럭시노트5 무약정 가격은 32GB 모델이 696달러(81만7천원)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4의 미국 시장 출고가는 826달러였다. 10%의 부가가치세를 더해도 우리돈 90만원 수준이다. 또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는 32GB가 768달러, 64GB가 864달러로 책정됐다.

앞서 T모바일은 미국 이동통신사 최초로 갤럭시S6 시리즈 가격을 100달러(약 12만원) 인하했다. 갤럭시S6 32GB의 무약정 가격은 579.99달러, 64B 모델은 659.99달러가 됐다. 128GB 모델은 무려 200달러 가격을 낮추면서 64GB 모델과 같은 가격이 됐다. 또 갤럭시S6 엣지 32GB 모델은 679.99달러, 64GB와 128GB 모델은 759.99달러로 각각 가격을 인하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갤럭시S6 시리즈 가격을 100유로(약 13만원) 인하했다. 중국에서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가격을 각각 800위안씩 내렸다. 이에 따라 갤럭시S6 32GB는 5288위안(약 99만원)에서 4488위안(약 83만원), 갤럭시S6엣지 32GB는 6088위안(약 114만원)에서 5288위안(약 99만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4는 1400위안(약 26만원), 갤럭시노트 엣지는 무려 1700위안(약 31만원)이나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다.

지난달 출시 4개월 밖에 되지 않는 전략 스마트폰의 가격을 이례적으로 10만원이나 낮추면서 업계에 충격파를 던진 삼성전자가 신제품 가격도 출시 시점부터 공격적으로 책정한 것은 수익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많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등에서는 파격적인 가격 인하와 함께 판매량 제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따른 경쟁 심화와 보급형 스마트폰의 인기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가 출시한 중저가 제품군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면서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서는 프리미엄 제품에 가격을 끌어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높다. 중국 제조사들이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가격 경쟁력 제고로 맞대응에 나선 셈이다.

애플이 다음달 신제품 아이폰6S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 시리즈 판매량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애플 신제품 출시 전에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이에 따른 수익률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6 시리즈 5.1인치 대비 5.7인치로 커지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단가가 높아지고 내장메모리 용량도 3GB에서 4GB로 높아지는 등 성능 향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판매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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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의 경우 갤럭시S6 시리즈와 비교해서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커지고 사양도 올랐음에도 출고가는 비슷하게 책정됐다”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성능은 올리고 판가는 낮추는 전략이기 때문에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는 세계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문제로 현재 5% 중반대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평균 이익률이 향후 2~3%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쟁심화와 시장침체라는 동일한 어려움에 직면한 제조사들이 결국 가격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어 출고가가 낮아지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