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질주…최대 수익원은 아이폰?

반도체 1위 인텔 턱밑 추격…"복합 생태계 강점"

컴퓨팅입력 :2015/08/07 10:27    수정: 2015/08/07 10:4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안드로이드 최강’ 삼성이 안드로이드보다 아이폰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될까?

최근 삼성의 휴대폰 사업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주춤한 가운데 반도체 부문이 약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지난 2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에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호레이스 데디우가 운영하는 아심코는 6일(현지 시각) 삼성이 갤럭시 제품 라인보다 아이폰 관련 사업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날이 올 수도 있지 않겠냐는 분석 글을 게재했다.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 삼성 반도체, 인텔과 격차 크게 줄여

이런 분석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은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가 발표한 상반기 반도체 시장 동향 보고서다. 이날 보고서에서 IC인사이트는 반도체 1위 업체인 인텔과 2위 삼성간의 매출 격차가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위탁생산을 포함한 반도체 매출이 103억100만달러였다. 지난 1분기 매출 93억3천600만 달러보다 10% 가량 늘어났다.

반면 반도체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인텔은 2분기 매출이 119억4천600만달러로 1분기(116억3천200만 달러)에 비해 3%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덕분에 한 때 36%에 이르렀던 인텔과 삼성의 매출 규모 차이가 16%까지 줄어들었다. 삼성이 무려 20%P 가량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여기서부터 아심코의 분석을 한번 살펴보자.

삼성은 여전히 스마트폰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평균 판매가격과 마진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아심코에 따르면 삼성의 영업 마진은 2014년 1분기 20%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2분기 마진은 갤럭시 제품이 등장하기 전인 2009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반면 반도체 부문 매출과 마진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마진과 영업이익은 휴대폰 부문보다 50% 가량 더 많은 편이다.

여기서 잠시 삼성이 지난 달 발표한 2분기 실적을 한번 살펴보자.

삼성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이 3조4천억원이었다. 2010년 3분기 3조4천2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또 반도체 매출은 11조2천9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IM(IT모바일)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 7천600억원 수준이었다. 전분기(2조 7천400억 원)보다 소폭 늘어나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 아심코 "현상태 지속 땐 애플이 최대 수익원 될 수도"

다시 아심코 분석으로 돌아가보자. 아심코는 “이런 패턴이 계속될 경우 가까운 장래엔 애플이 삼성의 최대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은 삼성 반도체 사업 부문의 최대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아심코는 “삼성 스마트폰들은 충분히 훌륭한 다른 안드로이드 단말기들 때문에 파괴되고(disrupted)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은 최근 가격 경쟁력 있는 중국산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공세로 고전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생태계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엄밀히 말해 애플의 경쟁자는 삼성이 아니라 안드로이드/구글이라고 아심코는 지적했다.

관련기사

이 대목에서 아심코는 삼성이 구글 네트워크 라이선스 업체이면서 애플 네트워크엔 부품 공급업체란 독특한 지위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삼성이 최근엔 구글 생태계보다는 애플 생태계에서 더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 아심코의 분석이다.

아심코는 “이런 상황은 안드로이드 OEM 업체로 생존하려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들은 애플에 판매할 반도체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