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인터넷은행' 금융-IT기업 짝짓기 한창

9월 예비 인가 신청 앞두고 협력 논의 활발

컴퓨팅입력 :2015/08/06 17:30    수정: 2015/08/07 11:13

황치규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1호 사업권을 둘러싼 금융 회사와 IT 기업간 합종연횡에 불이 붙었다. 9월말 인가 신청이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업체들은 8월중에는 컨소시엄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런만큼 막판 짝짓기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정부는 오는 9월말 사업자들로부터 예비 인가 신청을 받아 연내 1~2곳에 사업 예비 인가를 내줄 예정이다.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50%까지 가실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IT기반 회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행법 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도전하는 산업자본은 의결권 있는 지분 4%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통해 의결권 없는 지분 6%를 더해 최대 10%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IT기업으로는 다음카카오와 인터파크가 대표적이다. 다음카카오는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권 획득에 도전한다.

핀테크 간편결제

당초 다음카카오는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50%까지 가질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선다는데 무게를 둬왔다. 그러나 지금은 입장이 달라졌다. 일찍 시작하는게 낫다는 쪽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법이 바뀌는 것까지 고려하면 시점이 늦춰질 수도 있다"면서 "먼저 참여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일단 현행법 아래에서 도전장을 먼저 던지고 법이 개정되면 지분을 늘려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은행법 개정을 가정해 컨소시엄 구성원 간에 주식보유비율 변경을 미리 약정하는 것은 허용한다.

다음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컨소시엄이 시중 은행까지 끌여들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주요 은행들에게 참여 의사를 타진한 상황이지만, 최종 참여를 이끌어냈는지는 확실치 않다. 정부는 앞서 은행이 컨소시엄의 대표주자로 참여하게 되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은행이 소액 투자자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시장 진출 의사를 밝힌 이후 모바일뱅크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다음카카오에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준비를 총괄하는 윤호영 부사장은 최근 토론회에서 참석해 "핀테크 업체들이 카카오뱅크에 쉽게 접근하ㅗ록 해, 미국 심플과 같은 회사들이 많이 나올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양한 서비스들과 연동 가능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얘기다. 심플은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은행 면허를 받지 않고 기존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심플이 독자 개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기존 은행 네트워크에 결합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다음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현재 컨소시엄에 참여할 다양한 파트너들을 찾고 있다. 파트너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인터파크의 행보도 빨라졌다.

인터파크는 9월 인가 신청을 목표로 현재 금융 회사들을 포함해 다양한 회사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중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할 회사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인터파크는 지난 6월18일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은행 도입방안 발표 직후, 이상규 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TF를 구성하고 인터넷은행 사업을 준비해왔다. 초기 설립자본금은 2천억~3천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플랫폼 역시 이용자의 모든 생활속에 침투돼 있는 모바일을 핵심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모든 생활과 함께 하는 은행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도 9월 인가 신청을 향해 뛰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회사 관계자는 "ICT기업과 적극 협력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회사명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음카카오나 인터파크 외에 회사들과 논의중인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표명했던 KG이니시스의 경우 컨소시엄을 주도하기 보다는 궁합이 맞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 회사 김준교 상무는 "회사 규모를 감안했을 때 컨소시엄을 주도하기는 무리가 있다"면서 "지급결제쪽 분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컨소시엄에 주요 주주로 참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 업체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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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T의 행보가 주목된다. KT는 통신사들 중 컨소시엄 구성에 적극 나설 수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꼽힌다.

신광석 KT 재무실장은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핀테크 사업 활성화 일환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