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큐브벤처스 "스타트업 열정에 254억 투자"

빙글, 두나무, 핀콘 등 스타트업 성공 일조

방송/통신입력 :2015/08/04 11:41    수정: 2015/08/04 15:18

박소연 기자

케이큐브벤처스(대표 임지훈)는 스타트업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대표적인 초기 벤처 전문 투자사다.

국내 벤처 1세대로 꼽히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임지훈 대표가 의기투합해 지난 2012년 4월 케이큐브를 설립했다. 케이큐브는 법인 설립 전 또는 설립 1년 미만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를 진행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 3월에는 다음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되기도 했다.

케이큐브는 케이큐브 1호 펀드 115억과 카카오 청년창업펀드 300억을 합쳐 총 415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며 현재까지 총 52개 스타트업에 약 254억 원을 투자했다. O2O, 서비스, 모바일 게임 등 IT 관련 스타트업이 케이큐브 포트폴리오의 추축으로 빙글, 두나무, 핀콘 등이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케이큐브의 최대 무기는 김범수 의장과 임지훈 대표를 필두로 김기준 파트너, 정신아 파트너, 신민균 파트너 등 IT산업의 각 영역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투자 파트너들이다. 이에 더해 지난 1년 사이 새로 합류한 3명의 심사역들이 케이큐브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삼형제로 불린다는 장동욱, 이인배, 주종호 심사역이 그들이다.

심사역은 어떤 스타트업에게 투자를 할지를 결정하는 일종의 심사위원이다. 심사역은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내부 회의 및 전문가 조언을 참고해 기업설명회(IR)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IR에는 심사역을 비롯해 케이큐브 멤버 전체가 참석하며 그 후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종 투자를 결정하게 된다.

세 심사역의 심사가 한 스타트업이 케이큐브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케이큐브의 세 심사역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키워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폭 넓은 분야의 스타트업과 소통한다. 장동욱 심사역은 영국 런던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파이낸셜 전문가이며 이인배 심사역은 카네기멜론 공대를 졸업, 애플 본사 포함 6년여의 엔지니어 경력을 자랑하는 개발자 출신 VC다. 주종호 심사역의 경우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 의공학, 경영을 전공했으며 전략컨설팅에 몸담은 경험도 있다.

셋이 합쳐 한 달에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심사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지만 한 팀을 만나는 데 한 시간 이상을 쏟아 부을 정도로 각 팀에 큰 공을 들인다.

장동욱 심사역은 “이 팀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영업 역량을 갖춘 팀이라면 제휴가 중요한 O2O 사업이 적합하지 기술로 뭔가를 해보겠다고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전했다.

이인배 심사역은 “특정 기준에 줄을 맞춰 이거 이하는 안 된다는 기준은 없다”며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으며 얼마나 큰 열망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는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자연히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종호 심사역은 “스타트업을 하다보면 하루하루가 롤러코스터이기 때문에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팀워크를 갖추고 있는지도 중요하게 본다”며 “직접 만나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투자는 주로 1달 이내에 결정된다. 빠르면 2일 내에 투자가 결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만나서 IR까지 2~3주가 걸리며 IR 이후 최종 결정까지 2일에서 1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게임, 기술, 서비스 중 서비스가 가장 까다롭다. 게임은 직접 플레이를 해보면 느낌이 오는 데다 그 팀이 이전에 해봤던 게임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기술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믿는 게 가장 맞다. 서비스는 다르다.

장동욱 심사역은 “서비스는 새로 나오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아예 새로 배워야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당 서비스가 대체하려고 하는 기존 프로세스가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지 등 한 서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인배 심사역은 이에 덧붙여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을 써보고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시간을 많이 쓴다”며 “잠재 사용자, 스타트업과 해당 회사 대표, 투자사 세 개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생각해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말이야 쉽지 어려움도 많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스타트업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데 너무 좋은 것만 보인다고 한다.

세 심사역은 입을 모아 “충분히 깊게 고민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만나다보면 자연스레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며 “때문에 최대한 분석하고 체크하며 비판적으로 보기 위해 애쓰는 동시에 투자가 불발되더라도 계속해서 소식을 알려달라고 하는 등 좋은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심사 받고 싶은 심사역, 도움을 줄 수 있는 심사역이 이들의 꿈이자 목표다.

장동욱 심사역은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레벨까지 성장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 우리한테 심사 받고 싶다고 하는 대표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인배 심사역은 “똑똑한 사람들이 갇혀있는 틀에서 뛰쳐나와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데 현실적인 부분에 있어 우리나라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그들이 자기 뜻대로 우리나라를 바꿔 나가는 데 내가, 케이큐브가 일조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주종호 심사역은 “처음 들어오기 전에는 성공 가도를 달리는 스타트업과 계속 소통하는 게 좋은 VC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런 것보다 스타트업 대표들이 걱정이 있을 때 편안하게 찾아와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그런 VC가 됐으면 좋겠다”며 “도움을 줄 수 있는 VC가 진정한 VC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