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이젠폰으로 印 ·中 공략

타이젠 2.4 운영체제 공개…신흥시장 생태계 확산 주력

홈&모바일입력 :2015/07/31 18:13    수정: 2015/07/31 18:15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 독자 운영체제(OS) '타이젠(Tizen)'의 세 확장에 나섰다. 모바일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와 iOS가 강력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신흥 시장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타이젠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일정으로 인도 벵갈루룰 리츠칼튼호텔에서 '타이젠 개발자 서밋(Tizen Developer Summit)' 행사를 열었다. 타이젠 개발자 서밋은 2013년 서울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7월 러시아 모스크바와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각각 열렸다. 인도에서 타이젠 개발자 행사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타이젠 전략에 있어서 인도는 어느 곳보다 특별한 지역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첫 타이젠 탑재 스마트폰 Z1을 인도에 최초로 출시했다. Z1은 지난 6개월 동안 인도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지난 2분기에는 인도 시장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6 시리즈 보다 많이 팔렸다는 시장조사업체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 타이젠 개발 커뮤니티의 27%가 인도에 있으며, 현재 타이젠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의 상당수가 인도 개발자들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록 나스 삼성전자 인도 최고기술책임자(CFO)는 "타이젠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의 절반 가까이를 인도 개발자들이 개발했다"면서 "이같은 긍정적인 바탕으로 많은 개발자와 플랫폼 기반을 가지고 있는 인도에서 타이젠 관련 고품질 앱 개발이 지속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용 타이젠 2.3.1과 스마트폰을 위한 타이젠 2.4 베타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개발자들에게 공개했다.

타이젠 2.3.1 공개와 함께 원형 스마트워치와 회전 링 베젤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을 선보이면서 삼성전자는 원형 디자인을 채택한 스마트워치 '기어A'(가칭) 출시 계획을 재확인했다. 기어A는 360x360 해상도의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타이젠 2.3.1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테두리(베젤)을 회전시켜 메뉴를 작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용 타이젠 2.4 베타는 3D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DALi(Dynamic Animation Library)를 포함해, 고성능에도 전력과 메모리 소모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또 복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박스와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기능을 제시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타이젠 2.4의 후속 운영체제로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는 ‘타이젠 3.0’ 로드맵도 소개됐다. 타이젠3.0은 멀티유저 기능과 64비트를 지원하며 성능이 보다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연내 공개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Z1 후속 타이젠폰인 'Z3'를 공개하고 개발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제품 실물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행사에 참석한 개발자들에게 타이젠 2.4 베타 기반의 레퍼런스폰을 제공한다는 계획으로 신제품 출시도 머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TV를 기반으로 타이젠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궁극적으로 사물인터넷(IoT) 시대 핵심 플랫폼으로 타이젠을 내세우기 위한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타이젠 OS가 모바일 기기와 웨어러블, TV를 넘어서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과 향후 스마트홈, 교통 건강, 빌딩, 스마트시티까지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인도와 방글라데시,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타이젠 생태계 확산에 주력하는 것도 iOS와 안드로이드의 양강 구도가 공고한 선진 시장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타이젠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인도 휴대폰 사용자 중에서는 63%가 피처폰 사용자다. 주요 선진 시장의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것과 비교해 아직 많은 기회가 남아있다는 뜻이다.

관련기사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출시한 Z1의 가격은 5천700루피(한화 약 9만9천원)의 초저가다. 적은 비용으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도록 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또 내년 1월까지 애플리케이션 운영 수익의 100%를 모두 개발자들에게 돌려주는 프로모션도 진행하며 개발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현재 타이젠스토어는 전세계 182개국에서 접속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에는 중국 선전(심천)에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Tizen Developer Conference) 2015’ 행사를 열 계획이다.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는 지난 2012년 처음 개최된 이후 줄곧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가 미국을 떠나 열리는 것은 올해 처음으로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벵갈루루와 심천은 인도와 중국의 정보기술(IT) 산업 메카로 꼽히는 곳으로, 북미와 유럽에 이어 IT 업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두 나라에서 독자 플랫폼인 타이젠을 소개하는 개발자 행사를 연다는데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