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천배 빠른 낸드플래시 어떻게 구현했나

3D 크로스포인트 기술 작용...블록 단위 작업을 셀 단위로 바꿔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5/07/29 17:44    수정: 2015/07/30 07:38

송주영 기자

인텔이 마이크론과 합작해 현재 낸드플래시보다 1천배 빠른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공개했다. 인텔은 3D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이용하면 낸드플래시 속도를 1천배까지 높일 수 있고 내구성 역시 비슷한 수준인 1천배 가량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인텔 찰스 브라운 스토리지솔루션 아키텍트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 기자간담회에서 3D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브라운 박사는 “2008년 SSD를 처음 소개했을 때 HDD 속도인 ms(밀리세컨드, 1/1천초)단위가 μs(마이크로세컨드, 1//100만초)로 바뀌었다”며 “1천배 빠른 속도로 나노세컨드(ns, 1/10억) 단위로 다시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인텔은 이 기술이 CPU 속도 개선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메모리 성능을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빠른 속도의 신기술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 속도에 고심하고 있는 업계 확산도 전망했다.

최근 기업용 시장에서는 대용량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기존 스토리지가 아닌 인메모리 DBMS 기술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텔 3D크로스포인트 기술 속도 개선 핵심은 블록 단위 읽기, 쓰기 작업이 각각의 비트, 셀 단위로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컴퓨터는 낸드플래시에 있는 정보를 여러 개의 셀 집합인 블록 단위로 처리한다. 각 셀에 대한 주소가 없기 때문이다. 블록 단위로 여러 개 셀을 읽어들인 후 다시 비트 단위의 작업을 할 수 있다.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적용하면 블록 단위 작업이 셀 단위로 대체된다. 아파트 주소 찾기로 비유하자면 기존 낸드플래시는 아파트 동만 갖고 집을 찾아가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렸지만 인텔이 새로 선보인 3D크로스포인트 기술은 동, 호수를 모두 갖고 있어 더 빠른 속도로 집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인텔, 마이크론의 3D크로스포인트 구조. 초록색 부분이 셀, 노란색 부분이 셀렉터다.

블록 단위로 이뤄지던 작업이 셀 단위로 이뤄지니 속도도 빨라지고 내구성도 높아진다는 것이 인텔의 설명이다. 각 블록의 정보를 지우기 위해 모든 블록을 1로 셋팅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각 셀의 주소는 ‘크로스포인트(교차점)' 구조를 통해 알 수 있다. 브라운 박사는 “상단, 하단을 메탈와이어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구조”라며 “셀, 셀렉터를 구성해 트랜지스터 없이 크로스포인트로 배열한 어레이 구조로 각 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메모리 셀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아래쪽 금속 와이어에 전압을 걸게 된다. 전압 수치를 통해 교차점의 특정 셀을 찾아가 읽기, 쓰기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3D크로스포인트에서는 트랜지스터도 사라졌다. 각 셀렉터로 보내지는 전압량을 다양하게 해 메모리 셀 읽기, 쓰기를 선택할 수 있게 돼 트랜지스터가 필요 없어진 것이다.

인텔은 3D크로스포인트 기술로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게임, 분석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브라운 박사는 “3D크로스포인트 낸드플래시를 적용하면 빠른 처리 속도로 8K 해상도의 게임도 할 수 있으며 TB(테라바이트)급의 많은 정보 데이터를 전례없는 속도로 분석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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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마이크론과 합작한 미국 유타주 20나노 공장에서 시범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상업용 제품의 정식 양산은 내년으로 계획했다.

한편 인텔은 전날(현지시간) 미국에서 3D X포인트 기술을 발표한 후 10시간만에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기술을 소개했다. 한국이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신기술 파급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