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노트5도 '엑시노스'로 간다

탈(脫) 퀄컴 행보 이어가…14나노 경쟁 우위

홈&모바일입력 :2015/07/24 16:24    수정: 2015/07/26 13:25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라인업에도 독자 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를 탑재하며 탈(脫) 퀄컴 행보를 이어간다. 프로세서 성능만 놓고 본다면 현재 업계에서 유일하게 10나노대 공정기술로 양산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쟁우위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달 중순 뉴욕에서 공개하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에는 14나노(nm) 핀펫(FinFET) 공정을 적용한 자사 엑시노스7 옥타 시리즈가 탑재될 예정이다.

갤럭시노트5는 패블릿(폰+태블릿의 합성어) 시장 원조격인 갤럭시노트 시리즈 최신 제품으로 지난해 10월 출시된 갤럭시노트4의 후속작이다.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는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6 엣지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화면 크기만 갤럭시노트 수준으로 키운 제품이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6S 시리즈의 대항마로 하반기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해 조기 투입이 결정됐다.

이들 제품에는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탑재됐던 것과 동일한 엑시노스7420 프로세서 탑재가 유력하다. 엑시노스7420은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적용해 생산된 프로세서로 기존 20나노 AP 대비 성능은 20% 향상되고 소비전력은 35% 낮춘 제품이다.

초기에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노트5에 고성능 코어를 현재의 코어텍스 A53 대신 코어텍스 A72로 바꾼 엑시노스7430 프로세서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말리 T760에서 말리 T860으로 한 단계 개선한 엑시노스7422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엔 엑시노스7420을 그대로 탑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신 갤럭시노트5에 탑재되는 엑시노스7420의 경우 동작속도(클럭스피드)를 갤럭시S6 시리즈 보다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성능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해 생산하는 엑시노스 7 옥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사진=삼성전자)

또 당초 함께 나오는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08 프로세서를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갤럭시노트5와 동일한 엑시노스7420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라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중국에서 유출된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추정 제품에는 말리 T760을 탑재한 엑시노스7420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프로세서를 양산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상반기 출시한 프로세서를 하반기 전략 제품에도 계속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클럭스피드 등 세부 성능은 스마트폰 모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작과 동일한 프로세서가 탑재되지만 성능은 경쟁 제품과 견줘 뒤지지 않는다. 엑시노스7 옥타 시리즈는 유일하게 10나노대 공정에서 생산되는 AP로 10나노대 공정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진 퀄컴 스냅드래곤820가 하반기 출시되지 않는 이상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주로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사용해왔지만 상반기 전략폰 갤럭시S6 시리즈에 독자 개발한 엑시노스7420 프로세서를 탑재하면서 시스템LSI 사업의 턴어라운드를 이뤘다.

이같은 기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를 최대 고객으로 두고 있던 퀄컴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어졌다. 퀄컴은 전날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4%, 순이익은 47% 감소한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15% 수준의 인력 감원 계획도 발표했다. 퀄컴은 이어지는 3분기 실적 전망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 주당순이익 1.08달러, 매출 61억3천만달러 대비 낮은 주당순이익 0.75~0.95달러, 매출은 47억~57억달러의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당분간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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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퀄컴은 스냅드래곤810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14나노 공정을 사용해 속도를 높이고 칩사이즈와 전력소모를 줄인 스냅드래곤820 출시를 서두를 전망”이라면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 이어 노트 시리즈에도 보다 개선된 엑시노스 시리즈를 장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통상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IFA) 기간 중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공개해왔지만 올해는 보름 이상 일정을 앞당겨 8월 중순 뉴욕에서 별도 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5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6S 시리즈에 앞서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하반기 양사의 치열한 패블릿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