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총장 합병 찬·반 격론 이어져

"미래 성장 동력 확보" vs. "합병 비율 불공정"

홈&모바일입력 :2015/07/17 11:52

정현정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찬성과 반대 주주들의 격론이 1시간 30분 가까이 이어졌다. 합병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야한다는 주주들과 합병 비율의 불공정성을 제기하고 나선 반대 주주들의 의견이 맞섰다.

삼성물산은 17일 오전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제일모직과 합병안을 승인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참석주주 신분증 확인과 주주명부 대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계획보다 35분 늦게 개회한 주총은 1호 의안인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이 상정된 이후에도 주주들의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면서 표결에 부치기가 쉽지 않았다.

엘리엇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의 최영익 대표변호사는 “엘리엇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모든 주주들에게 공정하게 거래와 합병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이대로 합병안이 승인되면 7조8천억 이상 순자산가치가 삼성물산 주주로부터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넘어가는 일이 벌어지는 만큼 불공정한 결정에 대한 반대표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주주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소액주주연대를 대표하는 한 주주는 “삼성물산은 자사주를 관계회사인 KCC에 매각하면서 이미 한쪽 귀를 닫고 시작했고 대대적인 광고와 1만명에 가까운 직원들의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로 불공정한 경쟁을 진행했다”면서 “또 해외투자자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수십 년 간 선대회장들이 쌓아온 평판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합병에 반대하며 이날 로비에서 "삼성의 족벌경영을 타도한다"고 시위에 나서기도 한 주주가 격한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자 의장인 최치훈 사장은 "주주번호와 존함을 밝혀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주주의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마이크를 끄고 회수하겠다"고 저지하기도 했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의 의결권 위임을 놓고도 삼성물산과 엘리엇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법무법인 넥서스의 변호사는 "이건희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언제 위임장의 제출 여부와 시기에 대해 밝혀주시길 바란다"면서 "또 이 회장의 의사를 정확히 확인한건지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법무팀장은 "의결권 위임 역시 본인 또는 대리인의 의사에 의해 소명하는 자료가 첨부됐음으로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병중이라 하더라도 종전에 부여된 포괄 위임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합병 이후 새로운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부문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 뿐 아니라 제일모직 패션, 식음 사업 해외진출 확대하고 바이오 사업 등 그룹 신수종 사업 주도하면서 2020년 매출 60조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삼성그룹 대표 회사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현장에서 OMR 카드에 찬반 여부를 기표했으며, 삼성물산이나 엘리엇 측에 접수된 위임장에 대한 최종 확인도 이뤄지고 있다. 12시를 전후로 해 합병안 통과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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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명부가 폐쇄된 지난달 11일을 기준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는 1억5천621만7764주다. 이 중 이날 주총에 출석한 주주는 대리출석 포함 553명으로 소유주식수는 1억3천54만8천184주다. 이는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83.57%에 해당한다.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참석 지분의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삼성물산은 참석주주 55.71%의 찬성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