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스토리지 가격경쟁, HP가 최강"

컴퓨팅입력 :2015/07/16 10:38

HP가 플래시를 스토리지 사업의 핵심으로 띄우기 시작했다. HP는 자사 스토리지가 시장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용량당 가격' 싸움에선 절대 질 리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지디넷은 15일(현지시각) 크리스 존슨 HP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스토리지사업 총괄 매니저와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링크) 3PAR 스토리지 사업의 비전과 향후 전략이 디스크보다는 플래시 시장에 집중돼 있고 시장의 강자 EMC에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존슨 매니저는 인터뷰에서 IT부서가 그들의 전략을 재고하게 만들 정도로 '단가 붕괴(collapsing unit prices)'를 맞고 있는 플래시가 미래 스토리지 시장에서 핵심 구성요소로 자리잡을 것이란 관측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고객들은 스토리지를 IT예산 상당부분을 잡아먹는 비용 덩어리로 인식하며, EMC 고성능스토리지 제품보다 더 저렴한 뭔가를 원하고, 결과적으로 다양한 신형 스토리지 모델을 제공케 했다.

HP는 기성 외장형 디스크스토리지시스템뿐아니라 소프트웨어정의스토리지(SDS), 서버기반스토리지(SBS), 오브젝트스토리지, 플래시스토리지를 갖췄으며 소비자를 겨냥한 저가 모델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경쟁이 심화하는만큼 가격은 떨어진다. 몇년 전까지 HP는 EMC, 히타치, 넷앱 등 대여섯개 업체와 맞붙었는데 이제 바이올린메모리, 퓨어스토리지, 솔리드파이어 등 '올플래시' 업체와 VM웨어, 뉴타닉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SDS 시장을 향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들과도 부딪치게 생겼다. 히타치, 후지쯔, 레노버같은 기성 인프라 장비 업체들도 이제 스토리지 분야 사업을 한층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당연히 HP는 5년전 인수한 3PAR 스토리지 사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7월초 신제품 3PAR 20000 모델을 출시했는데 올플래시스토리지 또는 플래시와 디스크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어레이 구성이 가능한 제품이다. 프라이머리 스토리지 시스템용 제품이지만 단일 시스템으로 시장이 원하는 속도, SAN나 NAS같은 용도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 대목에서 HP는 스토리지시장의 강자 EMC가 내놓고 있는 올플래시스토리지 익스트림IO(XtremIO)를 대단히 의식하는 눈치다.

최신 익스트림IO 모델은 1.6테라바이트(TB) 구성을 지원하는데 HP 쪽에서는 4TB 구성이 가능한 제품을 내놨다고 강조한다든지, EMC는 V맥스와 VNX 등 디스크 장비에 플래시를 적용한 모델을 고려하느라 플랫폼을 플래시에 맞춰 조율해야 하지만 HP는 3PAR 단일 플랫폼에서 대응하기 때문에 더 빨리 혁신할 수 있다든지, 이런 직간접적 경쟁 우위를 강조하는 모습에서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한국에선 HP 스토리지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데 EMEA 지역에선 다른 듯하다. 존슨 매니저는 스토리지 사업이 연간 660% 성장 중이며, 전체 스토리지 시장은 쇠하고 있지만 플래시는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HP 3PAR 스토어서브

이쯤에서 HP는 스토리지 시장에 필연적으로 나타날 가격경쟁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이를 언급한 존슨 매니저의 발언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가격 싸움에선) 우리가 이긴다. 우리가 항상 이긴다. 우리는 지난주에도 플래시 (제품) 가격을 낮췄다. 2기가바이트(GB) 포맷 기준으로 30% 가격 인하 효과다. GB당 가격은 1.4달러 가량으로 잡고 있다. 그리고 이건 단지 기술의 가격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다른 데이터센터 비용을 계산하는 방식까지 아우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사람들이 레거시 스토리지를 올플래시로 대체할 경우 12개월 이내에 투자수익(ROI)을 회수하는 것이다."

HP는 앞으로도 플래시 저장매체 가격이 극적으로 하락할 것이라 전망한다. 지난해 11월 HP는 기존 900GB 용량의 드라이브를 2TB 짜리 드라이브로, 지난달에는 다시 2TB에서 4TB짜리 드라이브로 주력 매체를 바꿨다는 게 존슨 매니저의 설명이다.

HP는 플래시같은 비휘발성메모리이면서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는 휘발성메모리인 램처럼 빠른 '멤리스터(Memristor)'를 차세대 저장매체 기술로 밀고 있는데, 이게 그들에게 플래시스토리지 시장에서 이를테면 '페타바이트 규모로 확장하는 수요'처럼 거대한 시장 기회를 안겨 줄 것이라 기대 중이다. (☞관련기사)

HP가 몇년 전부터 낸드플래시보다 적은 전력에 고밀도와 더 빠른 속도를 구현 가능한 꿈의 반도체 소재 멤리스터를 핵심으로 활용해 기존과 전혀 다른 컴퓨팅 아키텍처 시스템을 만드는 더 머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올해 시범 생산을 예고한 상태다.

이밖에 존슨 매니저는 인터뷰에서 3PAR 스토리지의 SDS 전략과 고성능뿐아니라 고신뢰성과 안정성을 요구하는 기존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접근 방법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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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는 '스토어버추얼'이라는 SDS 기술을 4가지 형태로 공급하는 제품을 갖고 있으며 이는 비용최적화 스토리지의 일종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공급 형태는 HP시스템에 기본 탑재된 것, 섀시와 디스크, 케이블을 미리 조립하고 소프트웨어까지 사전 구성된 패키지 시스템, 플래시드라이브(SSD)를 탑재한 컨버지드시스템에 소프트웨어를 사서 넣는 형태, 힐리온(Helion) 클라우드의 일부로 쓰는 형태 등이다.

HP 3PAR 스토리지 전략이 순전히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재해복구(DR)용 백업을 위한 용도의 시스템이라든지, 데이터 보호를 위한 부가 솔루션을 연동하는 구조라든지, 이런 주요 업무용 스토리지에 요구되는 신뢰성을 지원하는 전략도 갖춰져 있긴 하다. 백업 및 보호 소프트웨어 '스토어원스' 얘기다. HP는 3PAR에 스토어원스를 곧바로 통합해 사용자는 3PAR의 스냅샷을 저가 플랫폼에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둘의 중개를 위한 별도 호스트나 애플리케이션은 불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