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 서버 사업 한발 물러서나

컴퓨팅입력 :2015/07/13 14:12    수정: 2015/07/13 16:50

삼보컴퓨터가 재작년 시작한 인텔칩 기반 x86 서버 사업이 신통치 않아 보인다. 현재 뚜렷한 성과가 감지되지 않는 가운데 회사는 본업인 PC 영역에 집중하는 한편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선 분위기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2013년 하반기 인텔 제온칩 기반 서버 제품군 출시를 예고했다. 지금은 브랜드PC 업체로 더 유명하지만, 실은 약 10년만에 물러났던 서버 시장에 재진입하는 그림이었다. (☞관련기사)

삼보컴퓨터는 관공서 등 공공조달부문 시장을 겨냥했다. 델, 레노버, IBM, HP, 오라클, 후지쯔, 화웨이 등 다국적기업이 장악한 국내 민간 서버 시장에서의 정면대결을 원치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국적기업의 서버가 주류라는 점은 공공 영역도 다르지 않지만, 삼보컴퓨터는 국산ICT장비 육성이란 명분아래 행정인프라장비 국산화를 추진 중인 정부의 기조에 기대를 걸었을 수 있다. (☞관련기사)

삼보컴퓨터는 현재까지 제온E5 시리즈를 탑재한 서버 G3030, G5040, S5060과 제온E3 시리즈를 탑재한 S1010 등 4가지 제품군을 출시했다. 이 제품군은 조달청 나라장터에 6가지 모델로 등록돼 있다.

삼보컴퓨터가 출시한 인텔칩 기반 서버 S5060 시리즈.

그런데 삼보컴퓨터는 앞서 2013년 9월 서울 양재동 엘타워 인텔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서버 브로셔를 배포했고, 지난해 4월 공공조달전시회에 참가했을뿐아니라 이 행사와 같은달 열린 인텔 엔터프라이즈솔루션데이에서 서버 제품을 선보였다. (☞관련기사)

두 행사 성격상 짐작되는 삼보컴퓨터의 참가 목적은 고객 접점 및 제품 공급 기회 확보로 볼 수 있다. 이런 삼보컴퓨터가 인텔 행사에 참가한 행보는 서버 제품으로 공공뿐아니라 민간 시장 진출까지 욕심을 냈다는 방증이다.

삼보컴퓨터 서버 사업은 적어도 3년 전부터 준비됐다. 2012년 9월 'TG삼보'에서 이름을 바꾼 '삼보컴퓨터'로 법인을 분할설립한 시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4월 1일자로 공시된 2012년 사업보고서 '주요 사업의 내용' 항목을 통해 "향후 콘텐츠 및 ICT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링크)

이 회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공조달전시회에 참가해 주요 제품을 시연했는데, 서버 얘긴 빠졌다. 현장 분위기를 전한 회사의 공식 블로그에선 기존 주력 품목인 PC와 신규 품목인 대화면모니터가 'TG삼보' 브랜드를 달고 중점 소개됐다. (☞링크) 대화면모니터는 삼보컴퓨터가 2012년 상반기부터 추진한 신사업 품목 중 하나로 TV로 활용 가능한 중저가 대화면 기기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이홍선 삼보컴퓨터 대표는 자신이 이끄는 신규법인 'TG앤컴퍼니(TG&Co.)'를 통해 대화면모니터 관련 제품 분야 사업을 가속할 기세다. 이 회사는 삼보컴퓨터와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지만, 기존 삼보컴퓨터의 브랜드 'TG'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화면모니터 영역의 공세를 키워 온 삼보컴퓨터 행보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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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버 관련 사업에 대해선 어째선지 삼보컴퓨터가 별다른 집중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서버 사업 영역에서의 신제품 출시나 성과 공개에 소극적이다. 서버 분야 사업에 대한 의지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난 5월 15일자로 공시된 1분기보고서 가운데 이전과 달라진 '주요 사업의 내용'이 이를 대변한다. 해당 항목은 "당사는 개인용 컴퓨터 및 주변기기의 제조, 유통,판매, 서비스를 중요 사업으로 하고"있다며 "향후 신규사업은 내부검토중"이라고 마무리돼 있다. 서버와 연결되는 ICT관련 사업 얘기가 빠진 것이다. (☞링크)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서버 사업의 진행 현황이나 향방에 대해 묻자 "공식적으로 답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