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내환' 현대차, 2분기 실적도 적신호

환율 악재에 판매부진...시장 기대치 밑돌듯

카테크입력 :2015/07/09 16:29    수정: 2015/07/09 17:51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2분기 성적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환율 악재에 국내외 판매부진까지 겹쳐 2분기 실적 반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오는 23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실적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는 2분기 내내 다중고에 직면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엔화·유로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과 유럽업체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으며 전략 지역인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의 환율 하락까지 악재가 겹쳤다. 내수시장에서는 수입차 잠식이 심화되면서 안방 점유율의 상승 반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지디넷코리아)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실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1조7천억원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감소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재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2조원대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1분기 1조9천384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 2분기 2조872억원으로 다시 2조원대에 올라섰지만 이후로 올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2조원 대를 하회하고 있다. 특히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조5천880억원을 기록, 4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불과 2개월 전만 하더라도 1조 9천억원대 수준으로 추정됐다. 일각에서는 2조원대 회복이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일이 다가옴에 따라 눈높이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은 주요 통화의 부정적인 흐름과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시장과 국내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시장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윤석 SK증권 연구원은 "이종통화 약세 지속으로 해외시장 실적부진, 글로벌 판매 감소세 지속, 가격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확대 등이 현대차 2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신형 투싼(사진=현대차)

3분기 실적 반등도 불투명하다.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및 유로화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고, 중국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도 쉽사리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해마다 찾아오는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도 3분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8~9월 이어진 노조의 부분파업 및 잔업·특근 거부로 차량 4만2천2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약 9천100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의 국내생산 비중이 약 38%에 달하는 만큼, 국내공장 가동률 하락은 해외판매 실적 부진으로 직결된다.

기대를 모았던 신차 효과도 미미하다. 신형 투싼의 신차 효과는 있으나 그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평가다.

신형 투싼은 지난 3월 출시 직후 다음달인 4월에는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9천255대가 판매되며 국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5월에는 7천270대로 감소하더니 지난달에는 4천929대를 기록해 4월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안방 사수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40.3%를 기록한 이후 올 1월 38.1%, 2월 38.8%, 3월 38.5%로 40%대 밑으로 추락했다. 올 4월 신형 투싼 출시 효과에 힘입어 41.3%로 회복했으나 5월 다시 39.1%로 내려앉았고 지난달에도 39.2%로 제자리 걸음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환율 리스크와 기대에 못 미치는 신차 판매량, 중국시장 침체 우려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6년형 쏘나타' 옆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 국내에서는 쏘나타 등의 신차 효과와 해외시장에서 재고 소진과 신차판매가 확대되면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현대차는 하반기 다양한 신차 출시와 판촉 강화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지난 2일 볼륨모델인 2016년형 쏘나타를 출시하고 1.6터보와 1.7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3종의 모델을 추가해 라인업을 7개로 확대했다.

현대차는 특히 이번에 중형세단 쏘나타에 디젤 모델을 추가함으로써 준중형부터 대형에 이르는 디젤 라인업을 구축, 수입차가 장악하고 있는 디젤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풀체인지(완전변경)된 신형 아반떼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시장에서는 신형 투싼의 판매가 이달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조만간 유럽과 중국 시장 출시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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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미국 내 재고 소진이 아직 더딘 모습이고, 중국에서의 경쟁 심화도 우려되고 있어 현대차의 실적 개선 여부는 3분기에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3분기 해외 재고 소진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공장 가동률 상승이 가능하다면 4분기 신차 효과와 함께 손익 회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