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다운사이징' 경쟁 격화...왜?

엔진 크기↓ 성능·연비↑...기술력 승부

카테크입력 :2015/07/03 11:02    수정: 2015/07/03 17:31

정기수 기자

다운사이징은 무엇이든 '작고, 적게 한다'는 개념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고효율·고연비의 '엔진 다운사이징'을 일컫는다.

국내시장에도 다운사이징 열풍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엔진 배기량을 낮춰 배출가스는 줄이고 주행 성능은 높이는 엔진 다운사이징은 자동차업체의 기술력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동차 세금 및 가격 인하 등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처럼 다운사이징 모델은 연비를 높여 유지비를 낮출 뿐 아니라 친환경성도 높이는 효과가 있어 국내에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실용성과 친환경성에 주행성능까지 높인 다운사이징 모델들에 젊은 소비자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다. 국산·수입을 막론하고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엔진 다운사이징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이유다.

2016년형 쏘나타 옆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지난 2일 볼륨 모델인 중형 세단 쏘나타의 엔진을 1천600㏄로 다운사이징한 터보 모델을 선보였다. 1985년 첫 출시된 이래 1천600㏄ 엔진을 단 쏘나타는 이번이 처음이다.

쏘나타 1.6터보는 직분사(GDi) 엔진과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의 조합을 통해 배기량을 400㏄ 낮추고도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동력성능을 지녔다. 연비는 13.4㎞/ℓ, 13.1㎞/ℓ, 12.7㎞/ℓ(16/17/18인치 휠)다. 기존 2.0 CVVL 모델 대비 연비는 6%, 출력은 7%, 토크는 31% 상승한 수치다.

함께 공개한 1.7 디젤 모델 역시 U2 1.7 엔진과 7단 DCT를 장착해 최고출력 141마력과 최대토크 34.7kg.m을 구현했고 16.8㎞/ℓ, 16.5㎞/ℓ, 16.0㎞/ℓ(16/17/18인치 휠)의 높은 연비를 달성하는 등 2.0 CVVL 모델 대비 연비는 33%, 토크는 69% 향상된 결과를 얻었다.

이달 중순께 출시가 예정된 신형 K5(사진=기아차)

기아차도 이달 중 신형 K5의 1.6터보, 1.7디젤 등 다운사이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형 K5 1.6터보 모델은 최고 출력 200마력에 7단 DCT가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배기량을 줄이고도 기존 2.0 모델(177마력)보다 출력을 높였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올 뉴 스포티지에도 1.7ℓ 디젤 엔진을 탑재해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앞서 지난 4월 선보인 현대차 신형 투싼에 탑재된 1.7 U2 디젤엔진이 스포티지에도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GM '신형 스파크'(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GM도 지난 1일 기존 모델의 1000㏄ 4기통 기존 엔진보다 9㎏을 감량한 1.0리터 SGE 에코텍 엔진을 탑재한 신형 스파크를 선보였다. 고밀도 설계와 3기통 다운사이징을 바탕으로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과 헤드를 채택해 향상된 효율과 풍부한 파워를 제공한다. 최대출력은 75마력, 최대토크는 9.7㎏.m다. 전체 차 무게도 45㎏가량 감량해 복합연비 15.7㎞/ℓ를 실현했다.

한국GM은 앞서 지난해 준중형차인 크루즈에, 올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에 각각 1400㏄ 엔진을 얹었다. 국내 출시 계획은 미정이지만 1.5ℓ 터보 엔진을 탑재한 신형 말리부를 올해 뉴욕오토쇼에 선보이기도 했다.

SM5 TCE(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중형차 SM5의 1.6터보 모델과 1.5디젤 모델을 이미 판매하고 있다. 2013년 6월 출시한 1천600㏄ SM5 TCE 모델은 2000㏄ 기존 모델(177마력)보다 출력이 30% 높은 19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연비는 13㎞/L다.

수입차업계 1위인 BMW도 중형 세단인 5시리즈 엔진을 3000㏄에서 2000㏄대로 감량했다. 소형차급인 3시리즈 후속 모델엔 1천400㏄ 엔진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운사이징에 전사적으로 집중해 온 아우디는 최근 국내에 뉴 아우디 A6 35 TDI을 선보였다. 1968㏄ 직렬 4기통 엔진으로 사이즈를 줄였지만 190마력, 40.8㎏·m 토크 성능을 낸다. 2967㏄ 6기통 엔진을 얹은 뉴 아우디 a6 40 TDI 모델은 218마력, 51㎏·m 토크 성능을 갖췄다.

폭스바겐 역시 지난 4월부터 신형 폴로를 판매하고 있다. 신형 폴로는 최근 엔진 다운사이징 흐름을 반영해 기존의 1.6 엔진 대신 새로운 1.4 엔진을 탑재했다. 자사 중형세단 파사트에 2.5 가솔린 모델을 출시하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8월 1.8L 가솔린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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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주력하는 토요타도 2017년 적용을 목표로 3종의 신형 다운사이징 엔진을 개발 중이다. 내부압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엔진 내부구조를 개량해 현재 20~30% 수준인 열효율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엔진 다운사이징은 크기를 줄여 이산화탄소의 방출을 감소시키는 친환경적 측면과 다운사이징에 따른 고연비, 엔진공간 열방출 용이성에 따른 냉각기능 강화까지 1석3조의 효과가 있다"며 "여기에 차량 경량화와 함께 엔진 다운사이징은 동력성능 효율화의 가장 큰 축인 만큼, 완성차업체들의 전 세계적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