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좋은 기업 1등 SK, 꼴등 롯데"

잡플래닛, 직장인 리뷰 2만2천여건 분석

인터넷입력 :2015/06/30 10:16    수정: 2015/06/30 11:01

SK그룹이 재계 10대 그룹 중 올 상반기 직장인이 일하기 가장 행복한 그룹으로 꼽혔다. 또 현대 그룹은 가장 많은 계열사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롯데 그룹은 어떤 계열사도 행복한 회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기업 평가 소셜미디어 잡플래닛이 지난해 11월22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직장인들이 작성한 2만2천여 건의 기업 리뷰를 토대로 만든 '2015 상반기 일하기 좋은 기업'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SK그룹은 주력 계열사들의 평가가 하락했지만 전체 만족도에서는 1위를 유지했다. 정유와 통신에서 SK그룹의 양대 축을 담당해온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지난해 순위에서 각각 1,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은 13위로, SK텔레콤은 6위로 미끄러졌다. 단, 순위권 밖이었던 SK하이닉스가 9위로, 19위였던 SK플래닛이 10위로 올라서며 전체적인 만족도는 상승세를 그렸다.

현대차 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1위), 현대오토에버(5위), 기아자동차(8위), 현대자동차(11위), 현대건설(25위) 등 5개 계열사를 25위 안에 포진시켰다. 5개 계열사를 순위권에 둔 것은 10대 그룹 중 최대 성과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올 상반기 평가에서 삼성물산(25위) 1개사만 이름을 올리는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삼성카드(8위), 삼성SDS(16위), 삼성물산(18위), 삼성전기(24위) 등 4개 계열사가 이름을 올렸다. 삼성 그룹 직원들은 잡플래닛에 직접 작성한 리뷰를 통해 '업계 전반의 부진', '그룹 사업 구조 조정으로 인한 조직 개편' 등을 만족도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LG그룹은 올해 25위권 내에 단 한 계열사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13위를 기록한 LG화학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LG화학 직원들은 '연봉 상승률이 낮고 화학업계 1위 기업이지만 타 기업 대비 연봉이 낮다', '전자를 제외하면 성장동력이 거의 없다', '일부 고위 경영층의 묻지마 불도저식 실적압박이 있다' 등을 직장 만족도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포스코 그룹은 평균 만족도 65.99점으로 10대 그룹 중 직장인이 행복한 회사 2위에 올랐다. 25위 안에는 대우인터내셔널(14위) 한 곳만을 올렸지만 전 계열사에서 낮지 않은 점수를 기록한 것이 높은 순위의 비결이었다. 포스코 그룹 직원들은 철강 산업의 안정성과 사원으로 입사해도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는 승진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롯데 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단 한 개 계열사도 직장인이 행복한 회사 25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 만족도도 10대 그룹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10대 그룹사의 평균 점수는 지난해 61.63점에서 올 상반기 60.97점으로 하락했다. 전체적으로 직장 만족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SK그룹은 2014년도 총점 66.30점에서 2015 상반기 총점 68.45점으로 계열사 평균 만족도를 2.15점 끌어올렸다.

세부 항목별로는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2.60점에서 2.81점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업무와 삶의 균형' 부문은 3.45점에서 3.35점으로 평가 점수가 낮아졌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에서 야근이 늘어나며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그룹은 복지 및 급여 부문의 0.15점 소폭 상승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점수가 모두 줄었다. 특히 업무와 삶의 균형, 경영진 부문에서 각각 0.36점, 0.30점으로 큰 폭으로 하락, 보수적인 기업 문화와 타 대기업 대비 낮은 급여 및 복지 수준이 직원 만족도를 낮추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대중공업은 2015 상반기 모든 부문의 점수가 2014년 대비 감소했다. 직원들은 잡플래닛 리뷰를 통해 '조선 업계 침체에 따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미래가 불안정하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봉제가 도입된 것도 만족도 하락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영진 만족도는 2015 상반기 10대 그룹 중 최하점을 기록했다.

롯데그룹은 2014년과 2015 상반기 모두 가장 낮은 총점을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복지 및 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 문화 부문의 점수가 2014년, 2015 상반기 모두 10대 그룹사 중 가장 낮았다.

2015년 세부 항목별 1위는 SK그룹이 2개 부문을 차지했다. 승진기회 및 가능성은 포스코(3.29점), 복지 및 급여는 현대자동차(4.05점), 업무와 삶의 균형과 사내문화는 SK(3.35점/ 3.67점), 경영진 평가는 GS(2.85점)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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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행복한 기업 25위 안에 든 기업을 산업군별로 구분하면 제조/화학과 은행/금융업 분야가 감소하고 IT/웹/통신 분야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상위권에 있던 삼성카드, 신한은행 등의 은행/금융업 기업들과 두산중공업, 엘지화학, 삼성전기, 포스코 등의 제조/화학 기업들은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잡플래닛 박효진 HR랩 책임연구원은 “통계청 2015년 고용동향을 보면, 은행/금융업 분야 고용 인구는 작년 동기 대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며 “제조/화학 분야도 내수 부진 및 수출 감소로 생산 폭이 감소하며 난조를 보였는데 이것이 순위 변화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