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AMOLED 글로벌 공세 거세진다

에버디스플레이 HTC·화웨이에 연말 공급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5/06/24 08:49

송주영 기자

중국 에버디스플레이, 대만 AUO 등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아몰레드(AMOLED) 양산에 착수한다. 중국 티안마, CSOT 등도 연내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AMOLED 패널의 글로벌 공급은 삼성디스플레이 등 특정 업체에 한정돼 있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MOLED 패널 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들이 중화권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에버디스플레이, AUO, BOE, CSOT, 티안마, 트룰리 등 특정 업체를 지목할 수 없을 정도로 수 많은 업체들이 AMOLED 투자를 진행 중이다. 중국, 대만 일부 업체는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한 투자를 통해 최근 중소형 AMOLED 패널 양산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중화권 업체는 아직까지 중소형 AMOLED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위협은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HD부터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AMOLED 패널까지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LCD처럼 중국, 대만 디스플레이 업계가 AMOLED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AMOLED 패널 시장의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제조사에 대한 인지도 향상 등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기대감도 제기된다.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중소형 AMOLE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만이 홀로 공급하면서 제한된 공급 거래선을 확장해 검토의 여지가 커졌다.

중화권 업체 중 중국 에버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공급처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에버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화웨이, 대만 HTC가 연말에 출시할 보급형 스마트폰에 AMOLED를 공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적용된 AMOLED 패널은 HD급으로 예상된다. 에버디스플레이는 중국 정부가 투자한 회사로 5인치 720p 해상도의 AM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디스플레이의 6인치 HD급 AMOLED 패널 설명(자료=에버디스플레이 홈페이지)

대만에서는 현지 패널업계 2위 업체인 AUO가 스마트폰을 넘어 웨어러블 AMOLED 패널 시장을 넘보고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삼성, LG디스플레이만이 양산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같은 통념을 깨고 AUO가 시장에 합류한 것이다.

AUO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원형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상반기 내 웨어러블 워치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1.3인치 크기의 원형 플렉서블 OLED 패널 시제품도 선보였다.

중화권 패널업계가 노리는 시장은 마이크로맥스 등이 포진한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기술력에서는 아직 고해상도의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되기 때문에 HD급이나 풀HD급으로 신흥국 스마트폰 업체를 공략할 계획이다.

때마침 중국, 인도 등에서도 중저가형 AMOLED 패널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근 인도 스마트폰 제조사 1위 업체인 마이크로맥스는 AM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를 발표했다. '카니발5'라는 이름의 이 스마트폰은 720p 해상도로 중저가형 제품이다.

올해를 지나고 나면 중국, 대만산 AMOLED의 시장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중국 제조업체가 계속된 장비 투자로 오는 2017년에는 올해 대비 중소형 AMOLED 패널 출하량이 37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는 지난 3년 동안 AMOLED 패널 양산 노하우를 쌓으며 초기 양산의 어려움을 조금씩 덜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중화권 AMOLED 패널 경쟁력은 국내 업체와는 격차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대표는 “대만, 중국업체가 AMOLED 양산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업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격차는 아직 크다”고 설명했다. 점유율도 5% 미만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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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만업계의 상황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LCD도 불과 5~6년 전만 해도 중국과 우리나라의 기술격차가 있었지만 빠르게 쫓아왔기 때문이다.

LCD 시장에서 중국 BOE가 크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대형 LCD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점유율 10.9%로 두자릿수 대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에도 10.3% 점유율을 유지했다. 1분기 LG디스플레이 점유율이 24%, 삼성디스플레이 19.2%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국내 업체 점유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2년전인 2013년 1분기 6.3%와 비교하면 4% 포인트나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