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휴대폰 '제국의 귀환' 가능할까

내년 라이선스 방식…신흥 시장 쪽 주력할 듯

홈&모바일입력 :2015/06/19 10:55    수정: 2015/07/14 09:3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노키아가 소문으로 떠돌던 ’제국의 귀환’을 공식화했다.

한 때 세계 휴대폰 시장을 석권하다가 ‘아이폰 강풍’을 맞고 좌초했던 노키아가 내년부터 스마트폰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 같은 선언은 라지브 수리 노키아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잡지 매니저 매가진(Manager Magazin)과 인터뷰에서 밝히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로이터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도 18일(현지 시각) 일제히 독일 잡지를 인용하면서 노키아 귀환 소식을 전했다.

라지브 수리는 이번 인터뷰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휴대전화를 만들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디자인을 한 뒤 브랜드를 만들어 라이선스로 판매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 “현재 적합한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핀란드에 있는 노키아 본사 건물. (사진=씨넷)

■ 내년 3분기까지는 노키아 브랜드 사용 불가

노키아는 지난 2013년 9월 휴대폰 사업부문을 MS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노키아 휴대폰 부문 매각 작업은 지난 해 4월 완료됐다. 현재 노키아는 네트워크와 지도부문, 그리고 테크놀로지스 등 세 개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노키아는 최근 ’히어(Here)’로 유명한 지도사업은 매각하기 위해 여러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

따라서 노키아가 새롭게 휴대폰 사업을 할 경우 노키아 테크놀로지스가 담당할 가능성이 많다. 그 동안 노키아 테크놀로지스는 1만 여개를 웃도는 특허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해 왔다.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 재진출설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문으로 떠돌던 노키아 귀환설이 구체적으로 보도된 것은 지난 4월이었다. 지금은 복스에 매각된 리코드가 노키아가 휴대폰을 디자인한 뒤 라이선스 하는 방식으로 재진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에 라비즈 수리 CEO가 독일 잡지와 밝힌 내용은 당시 리코드 보도 거의 그대로다.

노키아. (사진=씨넷)

수리 CEO는 독일잡지와 인터뷰에서 “내년에 진출한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노키아는 내년 4분기 이후에나 휴대폰 라이선스 사업을 할 수 있다. MS에 휴대폰 사업을 넘기면서 맺은 계약 때문이다.

당시 계약에 따르면 노키아는 올 연말까지 ‘노키아’ 브랜드 휴대폰 판매를 하지 못한다. 또 내년 3분기까지는 노키아 브랜드 라이선스가 금지돼 있다. 따라서 휴대폰을 디자인 한 뒤 ’노키아’ 브랜드로 라이선스 하려면 내년 4분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 Ni 태블릿 때와 비슷한 방식될 듯

노키아가 휴대폰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다시 할 지를 짐작하기 위해선 테크놀로지스 부문의 사업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키아 테크놀로지스의 특허 라이선스 사업은 조금 독특하다. 새 제품을 디자인한 뒤 그것을 다른 회사들에 라이선스하는 방법도 함께 사용한 것. 이런 방법을 통해 노키아는 Z런처란 안드로이드 프로그램을 내놨다.

지난 해 말 N1 태블릿을 만든 뒤에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했다. 당시 노키아는 중국 시장에서 ‘노키아’ 브랜드로 판매를 했다.

지난 4월 노키아의 귀환을 보도했던 리코드 역시 “N1이 노키아가 하려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멋진 제품을 디자인한 뒤 그 제품과 노키아 브랜드를 라이선스하는 방식이 될 것이란 얘기다. 라이선스하는 업체가 제작과 판매, 유통까지 전부 책임지는 비즈니스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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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N1 태블릿 (사진=노키아/씨넷)

돌아오는 노키아가 휴대폰 시장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상황이 만만치는 않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애플과 삼성이란 새로운 강자들이 굳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키아는 지난 해 휴대폰 사업을 넘길 때 제조공장까지 함께 매각했다.

하지만 시선을 유럽과 신흥 시장 쪽으로 돌리면 얘기는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여전히 저가폰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 틈새를 공략해나가면서 후일을 도모할 정도는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