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銀 IT시스템 가벼워야 산다

4개 중소 금융IT 전문 업체 컨소시엄 구성

컴퓨팅입력 :2015/06/17 14:30    수정: 2015/06/17 14:37

중소 금융IT 솔루션 전문업체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특화된 IT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웹케시, 코아뱅크, 윌비솔루션, 쿠콘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각 사가 보유한 기술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만 모듈화해 결합하는 방식으로 내년 초까지 서비스 가능한 플랫폼 형태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웹케시 석창규.윤완수 대표, 코아뱅크 이경인 대표, 윌비솔루션 염장필 대표, 쿠콘 김종현 대표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4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에 적합한 IT 플랫폼을 공동으로 제공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웹케시 윤완수 대표는 중소전문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 "4개 업체가 은행 IT 시스템의 핵심이 되는 계정계, 정보계, 대외계 분야에서 각각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뭉치면 뭐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해 모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은행 시스템은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같이 고객과 직접 만나는 대외계 시스템, 계좌를 열고 거래를 처리하는 계정계 시스템, 은행의 경영과 마케팅, 고객관리 등을 돕는 정보계 시스템으로 나눠져 있다. 웹케시는 대외계, 코아뱅크 계정계, 윌비솔루션은 정보계, 쿠콘은 금융정보 제공 및 데이터분석 분야에서 각각 독보적인 국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업체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 취지대로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선 은행 IT시스템이 지금처럼 크고 복잡하면 안 된다는 데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

코아뱅크 이경인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IT시스템은 아주 가벼워야 하고 레고를 조립하듯 그때그때 시장 수요에 맞춰서 운영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며 "기존에 은행이 가지고 있는 방대한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컴팩트하게 만들고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에 집중할 수 있게 API나 클라우드 방식으로 서비스하는 게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윌비솔루션 염장필 대표는 "인터넷은행에 필요한 시스템은 기존 은행 시스템에서 굉장히 많은 것을 생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예를 들어 담보관리, 복잡한 대출 프로세스, 거대한 수신 시스템 등을 다 걷어 내고 아주 간단하고 심플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보통예금이나 결제 유통을 구성하는 정도로 간단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만 가지고 가볍게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식이 작은 자본금으로 시작하는 인터넷은행 입장에서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업체들은 보고 있다.

웹케시 석창규 대표는 "기존 은행들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1천억 정도 들었다면 인터넷은행들은 자본금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10% 정도에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아뱅크 이 대표 역시 "기존에 있던 플랫폼을 가져다 쓴다면 그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수많은 인력과 리소스가 투입되고 원가상승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웹케시 윤완수 대표는 기존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을 가지고 인터넷은행을 바라보는 순간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기회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중요한 건 시스템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인데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는 시스템은 오히려 기존 비즈니 틀 안에 사고를 갇히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하며 "꼭 필요한 핵심 기능만 빼서 시스템의 기둥으로 세우고 나머지는 모두 제로베이스에서 생각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결정되면 그 때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 붙일 수 있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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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4개 업체는 내년 초까지는 실제 서비스를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각 업체들이 자사 솔루션들을 모듈화하고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형태로 연결가능 하게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결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판단이다.

코아뱅크 이경인 대표는 “업체들이 지금도 각 사의 플랫폼을 새로운 뱅킹 환경에 맞게 준비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여기 모인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으로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