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 왜 비싸졌지?"...통신비 '낮추고' 방송비 '올리고'

지상파, 콘텐츠 가격 무리한 인상...시청자 불만 가중

방송/통신입력 :2015/06/17 09:26    수정: 2015/06/17 10:09

데이터 요금제, 보조금 대신 20% 요금할인 등으로 가계 통신비 부담이 최근 감소 추세로 접어들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지상파 방송사들의 무리한 주문형비디오(VOD) 가격 인상으로 방송요금 부담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TV, IPTV에 이어 최근에는 VOD 시청, N스크린 등이 새로운 방송서비스로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비 인상이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지상파3사가 각 사별로 5개 인기 방송프로그램의 VOD 요금을 1천원에서 1천500원으로 기습적으로 50%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연내에는 각 사당 11개 프로그램으로 확대된다.

또한 이달 들어 지상파3사가 IPTV 사업자와 모바일 IPTV 콘텐츠 대가 협상 결렬을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모바일 IPTV에서는 지상파의 실시간 방송과 VOD를 볼 수조차 없는 상태다.

지상파방송3사는 합작 설립한 콘텐츠연합플랫폼(CAP)을 통해 모바일IPTV 콘텐츠 제공 대가를 가입자 당 약 1천900원에서 3천900원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고, 이를 IPTV 사업자들이 거절하면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더군다나 지상파방송사가 VOD 과금체계를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대가 지불방식(CPS)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어 향후 이에 따른 시청자들의 요금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지상파 콘텐츠 비상식적 인상, 통신비 인하추세와 대조적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비 인상은 지난달 이동통신3사가 잇달아 출시한 ‘데이터 요금제’로 가계통신비 부담이 줄고 있는 것과는 확연히 대조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 요금제 출시로 기존 5만1천원 이었던 음성무제한 서비스는 2만원대 ‘299 요금제’로 낮아졌다. 여기에 보조금 대신 받을 수 있는 20% 요금할인제도나 이통3사 대비 월 평균 2만원을 절감할 수 있는 알뜰폰 가입자도 500만명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의 전체적으로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시청자들의 방송 콘텐츠 부담은 잇따른 VOD 요금인상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시청자들이 본방사수보다는 원하는 시간대에 방송을 시청하는 VOD에 익숙해지면서, 매달 지출되는 VOD 비용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상파들이 이같은 소비자들의 시청패턴을 이용해 VOD 콘텐츠 공급가격을 무리하게 인상하면서 시청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방송 콘텐츠를 VOD 다시보기로 제공하면서 지상파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을 가하고 있다.

한 유료방송 가입자는 “매월 지불하는 유료방송 요금이 1만원 남짓인데 VOD 요금은 계속 오르고 홀드백 기간은 짧아지면서 아예 1만5천원짜리 지상파 VOD 월정액 상품에 가입했다”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 방송사 VOD 수익은 매년 수직상승

시청자들의 VOD 시청패턴과 지상파 방송사들의 VOD 요금 인상으로 지상파와 유료방송사들의 VOD 매출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IPTV3사와 케이블4사 등 7개 유료방송사업자의 VOD 서비스 매출은 총 1조1천46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1년 1천920억원이었던 VOD 매출은 2013년에는 4천84억원으로 2년 만에 2배 이상 폭증했으며, 또 지난해에는 6개월 만에 VOD 매출이 전년도 4천84억원의 절반을 넘어선 2천49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수익은 지상파와 유료방송사가 65대 35로 배분하고 있으며, 모바일IPTV의 경우 75대 25로 수익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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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지상파방송이 VOD 요금을 50% 인상한 만큼 올해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사가 거둬가는 VOD 서비스 수익은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유료방송의 한 이용자는 “한 달 KBS 수신료가 2천500원인데 VOD 한편 가격이 왜 1천500원이나 되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지상파가 줄어드는 광고비를 VOD 요금을 50%씩 올리면서 손쉽게 거둬들이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