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하면 치매 걸릴 확률 높다"

캘리포니아 UC 버클리대 연구팀 규명

과학입력 :2015/06/05 08:52

수면 부족이 기억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도 축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 같은 사실은 캘리포니아 UC 버클리 대학의 뇌 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인데, 아직도 수수께끼에 싸인 부분이 많은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데 주요 단서가 될 전망이다.

지난 1일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뇌 과학자들은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기억 장애와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β 단백질이 체내에 축적되는 관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실시한 뇌 과학자인 메튜 워커 씨는 네이쳐뉴로사이언스지에 게재된 한 논문에서 “알츠하이머 병이 기억의 저하를 일으키는 관계를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과거에 행해진 알츠하이머 병 연구에서는 아밀로이드 β 단백질의 과도한 축적이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정도만 밝혀졌다. 그런데 이번 연구를 통해 피로 회복을 위한 깊은 잠이 부족하면 뇌의 장기 기억에 영향을 미치고, 알츠하이머 병의 발단이 되는 아밀로이드 β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네이쳐뉴로사이언지에 실린 수면과 기억장애 및 알츠하이머의 관계 연구.

공동 연구자이자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 알츠하이머 병 연구를 이끄는 윌리엄 자거스트 씨는 “지난 몇 년의 연구를 통해 수면, 아밀로이드 β 단백질, 기억, 알츠하이머 병이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나아가 이번 연구에서 아밀로이드 β 단백질이 수면을 얕게 하고 기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판명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13년 뉴욕의 로체스터 대학에서 실시된 쥐를 사용한 실험에서는 논렘수면(정상수면) 시 쥐 뇌 세포가 줄어 아밀로이드 β 단백질을 비롯한 뇌의 유해 물질을 밖으로 흘러 내보내기 위한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논렘수면 시에는 단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장기 기억을 모아 두는 전두전피질로 기억이 넘어가지만, 나이가 들면 전두전피질이 줄어 수면 부족이 발생하는 것도 판명됐다.

과거에 행해진 실험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 행해진 실험은 65세에서 81세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에게 120개 단어를 기억하게 한 뒤 8시간 푹 자게 한 것. 다음날 아침 fMRI를 사용해 뇌의 모습을 검사한 결과 단어를 생각해 내려고 할 때 뇌의 해마보다 전두전피질이 활성화 됐다. 또한 아밀로이드 β 단백질의 값이 높은 사람은 수면의 질이 낮고, 기억하는 단어수가 절반 이하로 매우 적었다.

워커 씨는 “아밀로이드 β 단백질이 많이 축적된 만큼 수면의 질이 낮고 기억력도 떨어진다”면서 “또 깊은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아밀로이드 β 단백질 등의 유해 물질을 뇌에서 쫓아내는 것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진다”이라고 말했다.

수면 부족은 적당한 운동과 행동 요법, 전기 요법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실제로 수면 중에 뇌에 미세한 전류를 흘리는 실험을 실시했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기억력 개선 효과를 봤다는 것이 연구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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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워커씨는 “치매와 알츠하이머 병으로 진단된 노인의 치료에도 수면 치료가 이용될 수 있다”며 “잘 자는 것만으로 기억 장애를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C 버클리 연구팀은 향후 5년에 걸쳐 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와 기억 장애에 대한 치료 연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