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친환경 에너지 IT기업 네이버가 유일”

다수 IT 기업은 낙제점 받아

인터넷입력 :2015/06/03 16:06    수정: 2015/06/03 17:19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에 맞서 국내 대표 포털 기업인 네이버(대표 김상헌)가 앞장서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을 약속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를 통해 네이버가 춘천 데이터센터 ‘각’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

그린피스는 6월3일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새 에너지 캠페인 '딴거하자'의 시작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그린피스의 개리 쿡 IT 분야 선임 분석가와 이현숙 기후에너지 캠페이너가 참석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의 중요성과 국내 주요 IT기업들의 재생가능에너지 성적표를 공개했다.

그린피스 개리 쿡 IT분야 선임 분석가.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사용량 변화. 그림=그린피스 보고서

그린피스가 발표한 2015년 한국 IT 기업 재생에너지 성적표에 따르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에 있어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그린피스가 평가한 투명성과 재생에너지 정책 면에서 모두 A를 받았다.

특히 춘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결단을 내리는 등 친환경 기업으로의 발전을 약속했다. 즉 현재 화력, 원자력에 의존하는 전력을 풍력, 조력, 지열, 태양광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것. 아직 구체적인 계획과 시점은 미정이나, 그린피스는 네이버의 ‘통큰’ 결단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다음카카오와 삼성 SDS, LG유플러스는 그린피스의 환경 성적표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다음카카오의 경우는 전산실규모와 서버 수, 전력효율지수, 이산화탄소배출량 등 그린피스가 요구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캠페인은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구시대 전력을 IT기업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이유로 추진됐다. 그린피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약 6천840억kWh(2011년)에 이른다. 온라인 세상을 하나의 국가로 가정할 시 중국, 미국, 일본, 인도, 러시아에 이어 6번째로 많은 전력소모가 이뤄지는 셈이다.

국내의 경우는 한해 약 26억kWh(2013년)의 전력이 사용되는데, 이는 무려 100만 가구가 한 해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더 큰 문제는 통신 속도 증가와 고용량 콘텐츠들이 늘면서 데이터센터 소모 전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ICT협회인 글로벌 전자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GeSI)는 IT분야의 전력소비량이 2020년까지 약 60%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데이터센터가 커지면서 그 만큼 전력 소비도 커지게 된다. 그림=그린피스 보고서.
이현숙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사진=그린피스.

보다 많은 데이터 저장공간이 필요해지고 이에 준하는 전력이 필요함에도 그동안 국내 IT기업들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에 있어 대책을 세우거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그린피스의 설명이다. 여전히 공해를 일으키는 화력 발전소나, 사고 시 완전 복구가 불가능한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했다는 지적이다.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이 가장 높았던 SK C&C조차 불과 1%(태양광)였으며 KT가 0.44%, 네이버가 0.006%에 그쳤다.

반면 해외의 경우는 그린피스의 노력으로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이베이 등이 이미 재생가능에너지 100% 전환을 이뤘거나 빠르게 추진 중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47개 현의 휴경지 54만 헥타르에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를 갖춘 동일본 솔라벨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개리 쿡 연구원은 “빠른 속도로 세계의 변화를 주도하는 IT 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 사용에 있어서도 변화의 혁신을 주도해주리라 생각한다”며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도 처음에는 정보 공개를 꺼려하고 여러 한계를 경험했지만 결국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실현한 만큼 한국 IT기업들도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의 중요성을 알고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숙 캠페이너는 “이번 조사를 위해 한국 대표 IT기업들을 만나본 결과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목표나 비전도 없이 광고에서만 혁신을 외치는 반쪽짜리 혁신 IT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며 “한국은 재생가능에너지 변화에 있어 6년 뒤져 있는 상황인데 지구를 살리는 검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내 대표 IT기업들이 리더십을 갖고 적극 나선다면 한국전력과 정부가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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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딴거하자’는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이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하게 한 그린피스의 캠페인 'Cool IT'의 한국판이다.

딴거하자 캠페인은 혁신의 아이콘인 IT 업계에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화석연료나 위험한 원자력 대신, 깨끗하고 안전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그린피스의 캠페인이 시작된 뒤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대만, 네덜란드 등지에서 IT 기업들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