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I/O에서 크롬OS에 대해 침묵했을까?

컴퓨팅입력 :2015/06/02 10:36    수정: 2015/06/02 10:41

황치규 기자

최근 막을 내린 구글 I/O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크롬OS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I/O에서 크롬OS는 컨퍼런스 기조연설의 주인공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차세대 안드로이드 OS인 안드로이드M과 안드로이드 경험의 향상, 그리고 안드로이드 페이, IoT 플랫폼, 가상현실이 I/O를 장식한 주요 테마들이었다.

지디넷 칼럼니스트 케빈 토펠도 1일 쓴 글을 통해 크롬OS가 이번 I/O에서 뒷방 신세가 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이번 I/O 기조연설에서 구글이 크롬OS에 대한 내용도 꺼낼거라 기대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I/O에서 크롬북은 지나가는 얘기로 잠깐 언급됐을 뿐이다. 지난해와는 대조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구글 크롬북

지난해 I/O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앱을 크롬OS로 쉽게 포팅할 수 있는 '앱 런타임 포 크롬' 시범 프로젝트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크롬북 사용자들이 보다 많은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글의 청사진을 미디어를 통해서도 이슈화됐다. 이후 구글은 '앱 런타임 포 크롬'을 베타 버전까지 발전시켰다.

케빈 토펠은 올해는 크롬OS에서 쓸 수 있는 보다 안드로이드앱들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면서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구글이 이번 I/O에서 크롬OS에 대해 침묵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정했다. 우선 구글은 크롬OS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엔 보여줄게 많이 않아서 그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통상 I/O에서 크롬OS 하드웨어는 공개하지 않는다. 2013년 공개한 크롬북 픽셀 후속 버전도 이미 내놓은 상황이다. 올해 I/O에서의 침묵은 크롬OS 기반 크롬북을 선보이는 새 하드웨어 파트너가 없어서 그랬을수도 있다는게 케빈 토펠 생각이다.

구글은 I/O에서 안드로이드 사용자수가 10억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크롬OS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크롬OS 사용자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안드로이드에 한참 못미칠 것임은 분명하다. 크롬북은 교육 시장에서 나름 잘팔리고 있지만 전체 PC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여전히 마이너다. 가트너는 2015년 크롬북 판매량을 730만대로 예상했다. 지난해 570만대에서 27% 성장한 것이지만 안드로이드와 비교할만한 수치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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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만큼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크롬북 사용자인 케빈 토펠 입장에서 봐도 합리적이다.

그렇다면 구글은 크롬OS를 포기한 것일까? 케빈 토펠은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모바일 시대라고 해도 데스크톱도 몇년간은 계속 사용될 것인 만큼, 크롬OS도 계속 성장할 것이며 내년 I/O 무대에도 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