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케이블시장, 초대형 합병 또 성사

차터, 550억 달러에 타임워너 케이블 전격 인수

방송/통신입력 :2015/05/27 13:46    수정: 2015/05/27 14:4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케이블 시장에 또 하나의 대형 인수합병이 성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4위 케이블 사업자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스가 26일(현지 시각) 2위 업체 타임워너 케이블을 55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금과 주식 교환 방식을 결합한 이번 거래를 위해 차터는 타임워너 케이블 한 주당 195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 같은 거래 규모는 지난 22일 타임원 케이블 종가에 14% 프리미엄을 인정해준 것이다.

이번 인수로 차터는 단숨에 유료 TV와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게 됐다. 차터가 타임워너 케이블을 합병할 경우 가입자 2천300만 명을 확보하면서 컴캐스트(2천700만명)에 이어 2위로 부상하게 된다.

컴캐스트와 합병이 무산된 타임워너 케이블이 차터 품에 안기게 됐다. [사진=씨넷]

■ 고속 인터넷 시장 확대 노린 듯

IT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두 회사간 합병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통 TV 가입자 수는 최근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BI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5천300만 명으로 지난 해에 비해 5% 증가했다. 이에 반해 TV 가입자는 2% 줄어든 4천920만 명에 머물렀다.

케이블 가입자들이 TV 패키지는 오히려 잠식하면서 인터넷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는 형국인 셈이다. 차터와 타임워너 케이블은 이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합병에 합의했다는 것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의 분석이다.

타임워너 케이블은 이미 한 차례 합병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지난 해 컴캐스트가 4천52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뒤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비롯한 규제 기관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결국 포기를 선언했다.

차터 역시 타임워너 케이블 합병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선 같은 과정을 겪어야 한다. 특히 FCC와 법무부 등 규제 기관의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차터와 합병 계약에 따라 타임워너 케이블 주주들에겐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지게 됐다. 195달러 중 현금 100달러와 차터 주식 95달러를 받거나 현금 115달러에 차터 주식 80달러 중 한 가지다.

월스트저널에 따르면 이번 계약이 FCC를 비롯한 규제 기관의 반대로 실패할 경우 차터가 타임워너 케이블에 2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또 타임워너 케이블이 다른 업체의 인수 제안을 수용할 경우엔 위약금을 물도록 돼 있다.

타임워너 케이블은 최근 유료TV 가입자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해 컴캐스트와 합병에 전격 합의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주주들 역시 경영진의 판단에 전폭적인 지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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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 합병 법인이 독점 규제 대상이 된다는 점이었다. 두 회사 합병 법인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3천500만 명으로 시장의 57%를 점유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FCC가 초고속 인터넷 기준으로 삼은 25mbps를 기준으로 할 때 그렇단 얘기다.

반면 차터와 타임워너 케이블 합병 법인의 인터넷 가입자 수는 약 2천만 명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은 약 30%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컴캐스트에 비해선 FCC 등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얘기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