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 작은 회사가 사는 법 "살 사람만 와라"

대기업이 안하는 제품에 주목, 싱글 컴퓨팅 환경 구축

일반입력 :2015/05/15 15:02    수정: 2015/05/18 16:57

이재운 기자

“사실 분만 사주시면 됩니다. 어떤 제품이 살아남을지 지켜보고 길을 결정하겠습니다.”

삼보컴퓨터는 벤처 1세대의 상징과도 같은 회사다. 삼보는 이후 영문명인 ‘TriGem’의 약자 TG를 대표 브랜드로 정립했는데, ‘IMF 한파’ 이후 TG라는 브랜드도 추운 계절을 나야 했다.

창업 2세대인 이홍선 대표는 채권단 손에 넘어갔던 회사를 다시 인수했다. 그리고 신규 사업 추진을 새로운 법인 ‘TG앤컴퍼니(TG&Co.)’에 맡겼다.

15일 TG앤컴퍼니는 서울 성북동 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80인치 모니터 ‘TG 빅디스플레이80’와 ‘바(Bar)’ 형태 미니 컴퓨터 ‘루나 미니 PC’를 공개했다. 모니터는 오는 18일, 미니 컴퓨터는 다음달 30일경 출시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기업들이 주력하지 않는 초대형 모니터 시장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UHD 지상파 방송은 물론 콘텐츠가 부족한 UHD 해상도에 집착하는 대신 풀HD 해상도라도 충분한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는 틈새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작은 회사가 사는 법’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과 정면으로 대결할 이유가 뭐가 있겠냐”는 이 대표는 “평범한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쓸 수 있는 정도의 제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대신 실제 사용자들이 꼭 필요로 하는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빅디스플레이 모니터 시리즈는 지난해 70인치 풀HD와 65인치 UHD 제품을 통해 첫 달 500대를 비롯해 올해 들어서도 월 300~400대 가량을 판매하고 있다.

모니터지만 별도 튜너나 노트북 등을 연결해 TV 방송은 물론 IPTV나 다양한 영상 콘텐츠, 게임, 음악 감상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한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초소형 컴퓨터를 더해 ‘싱글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 사용하던 컴퓨팅 환경을 이동한 자리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방향을 맞췄다. 가령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경우 빅디스플레이에 연결해서 보다가 시간이 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 그대로 이어서 볼 수도 있고, 사무실에서 하던 문서 작업을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하기에 용이하다.

이 대표는 “실제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는 빈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 않나”라며 “다른 기업들이 강조하던 N스크린 개념을 실현한 세계 첫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빅디스플레이80은 샤프 패널을 사용했고 풀HD 해상도에 449만원으로 11번가에서 판매될 계획이다. 목표 수량은 1천대다. 초소형 컴퓨터의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이 밖에 이 대표는 루나 미니 PC를 이용한 다양한 디스플레이 장치도 개발 중에 있다. 최종 출시여부는 추가로 검토해야 하지만, 현재 개발한 폼팩터로는 태블릿을 비롯해 태블릿 크기의 모니터와 키보드만 갖춘 ‘루나 에코쉘(가칭)’ 등의 기기를 개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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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블루투스 스피커 ‘루나 스피커(가칭)’도 루나 미니PC와 함께 선보일 예정인데, 이후 여기에도 2인치 크기의 LCD 화면을 탑재할 계획이다.

한편 이 대표는 현재 삼보컴퓨터와 TG앤컴퍼니, TG서비스 등의 대표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기존 PC 사업은 삼보컴퓨터가, 빅디스플레이와 루나 미니 PC 등 리스크가 있는 신규 사업은 TG앤컴퍼니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사업부 재편은 지난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