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1위 종합 반도체 회사 꿈꾼다

평택에 15.6조 투입해 생산라인 착공…인텔 넘는다

일반입력 :2015/05/07 16:02    수정: 2015/05/08 11:04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는 40여년 전 기술 불모지에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해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라'는 반도체인의 신념으로 세계 정상에 도달했습니다. '큰 목표를 가져라'라는 반도체의 또 다른 신조를 평택 단지에서 실현해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라인을 본격 구축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지난해 말로 4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인텔을 넘어서는 세계 1위 종합 반도체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삼성전자는 7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약 6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을 열었다.

축구장 약 400개 넓이인 289만㎡(87.5만평)에 이르는 부지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8.3만평에 삼성전자는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6천억원을 쏟아부어 반도체 생산라인 1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은 2017년 상반기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 이곳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지, 아니면 시스템LSI를 주력으로 양산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공장 가동까지 최소 2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예측할 수 없는데다 향후 기술 발전에 따라 다른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품목은 추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모바일 및 서버 시장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고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선점할 수 있는 최신 반도체 제품으로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해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국가가 됐고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시스템반도체로 사업영역 확대하고 있다면서 시스템 반도체는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자율주행 자동차 등 미래성장 동력 핵심 부품으로 메모리에 비해 시장 크고 확대 속도도 빠르며 자동차·로봇·통신기기를 비롯한 다른 산업 경쟁력 좌우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힘을 싣기도 했다.

평택 공장이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나서 본격 가동을 시작할 경우 재현될 수 있는 공급과잉 사태 우려는 일축했다.

삼성전자가 이미 국내 화성과 기흥 사업장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고 중국 시안 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도 늘고 있는 데다 해외 경쟁사들의 설비투자도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시장에 관심이 쏠려있는 상태다.

이날 기공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1단계 라인이 가동되면 생산능력(CAPA)는 10%대(두자릿수) 정도 증가가 예상된다면서도 가동한다고 바로 생산능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닌 만큼 시황을 봐가면서 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평택 공장을 기반으로 세계 1위 종합반도체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확인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 전략으로 22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20나노 D램 양산에 성공했고 앞서 양산에 나선 3D V낸드 분야에서도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 성과가 미미하던 시스템LSI 사업 투자도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양산에 성공하면서 이를 분기점으로 미세공정 경쟁에서 경쟁 업체에 한 발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고화소 이미지센서와 AP-모뎀 원칩 라인업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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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4.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인텔(매출 499억6천만달러)과 10.7%로 2위 삼성전자(380억달러)와의 격차가 3.4%포인트 차로 좁혀진 상태다. 평택 공장이 가동되는 오는 2017년이면 삼성전자가 인텔을 추월해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40여년 전 기술불모지에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고 1983년 당시 최첨단 기술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시작해 20년 이상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제 '큰 목표를 가져라'라는 반도체의 또 다른 신조를 평택 단지에서 실현해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