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늘리는 애플…변화 더 뚜렷해졌다

일반입력 :2015/04/28 08:50    수정: 2015/04/28 14:50

이재운 기자

애플이 배당을 늘리고 주식 매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사후 현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노선도 더욱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27일(현지시간) 애플은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오는 2017년까지 3년간 주주환원정책으로 2천억(약 215조원)달러를 집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주주들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사용할 예산은 1천400억달러(약 150조원)로 전년 900억달러(약 97조원) 대비 55.5% 늘어났다. 주식당 배당액도 11센트 상향한 52센트(558.32원)로 확대했다. 이는 당초 애플이 1천300억달러 가량을 책정했던 것을 상회하는 수치다.

팀 쿡 CEO는 “우리는 애플이 밝은 미래를 향해가고 있다고 믿으며, 전례 없는 우리의 환원 프로그램 규모는 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배당금도 우리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3년 내로 이를 3배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호실적을 거듭하며 1분기말 기준 1천935억달러(약 208조원)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고가 약 60조원임을 감안할 때 3배를 넘는 수치다.

이러한 높은 현금 보유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현금 보유량은 창업주이자 이전 CEO였던 잡스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정책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부분에서 기인한다.

잇따른 호실적에도 ‘짠물’ 배당을 하면서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을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요구해왔으나 잡스는 들은 척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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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이 같은 모습을 보인 데에는 잡스 스스로가 검소한 삶을 사는 것과 달리 일부 직원들이 소비에 치중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고 판단했다는 점과 지속적인 혁신 추진을 위해 대규모 현금이 필요하다는 강박관념 때문이었다는 설 등이 있다. 특히 1990년대 현금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이 같은 기조가 강화됐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쿡 CEO가 취임한 이후 애플은 노선을 바꿔 주주환원정책을 점차 강화해나가고 있다. 씨넷은 쿡 CEO가 지난해 6월 애플 주식의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가격을 기존의 6분의 1로 낮춘 점을 언급하며 “주주환원정책에 점차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