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허니버터칩과 갤럭시S6 엣지

기자수첩입력 :2015/04/30 09:07

이재운 기자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도 ‘허니버터칩’이라는 과자에 대한 열풍이 여전하다. ‘짭짤한 맛’ 일변도의 감자칩 시장에서 단맛과 고소한 맛을 결합한 이 과자는 당초 예상 수요를 훨씬 뛰어넘는 인기에 물량이 동이 났을 정도였다.

덕분에 ‘허니버터 괴담’까지 돌았다. 소문만 무성하고, 실제로 구하기는 너무 힘들었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이를 이용한 사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간혹 가다 이를 실제로 맛 본 이들이 남긴 다양한 감상평이 있었고, ‘어느 매장에 가니 있더라’는 이야기가 급속도로 퍼져 순식간에 동나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엣지와 닮은 구석이 많다. 갤럭시S6 엣지는 기존 직사각형 전면 화면 하나뿐이던 스마트폰 디자인에 양 측면에도 보조 화면을 탑재한 차별화를 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게다가 공정의 어려움과 제품에 대한 높은 인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중에서 물량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물론 SNS에는 실제로 구매해 개통한 이들의 사용기도 올라오고 있다.

허니버터칩과 갤럭시S6 엣지가 처음 공개됐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기 엇갈렸다. ‘신선하다’는 반응은 일관됐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두 제품은 보란 듯이 높은 초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아쉬운 점이 있다. 제때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면서 위기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허니버터칩의 경우 기존 라면 시장에서 있었던 현상에 따라 섣불리 생산량을 늘려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었고, 갤럭시S6 엣지의 경우 공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지쳐가고 있다. 그런 나머지 구매를 포기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허니버터칩은 경쟁사의 유사 제품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갤럭시S6 엣지는 기다리다 지친 이들 일부가 구매를 포기하고 기본형 제품을 사거나 구매 자체를 유보하는 경우도 점차 생겨나고 있다고 판매점 관계자들은 전한다.

애플 아이폰6는 기존 보다 화면 크기를 늘린 4.7인치 화면을 채택하며 정체론이 제기되던 고성능 스마트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엣지도 그런 역할을 이어서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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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허니버터칩이 ‘과대포장’ 논란으로 위축되던 국산 과자 시장을 다시 꽃피운 것과도 비슷하다. 허니버터칩의 유사 제품이 여럿 등장하며 시장 전체에 활기가 돌았고, 이는 업계 전체에 새로운 기회와 자신감을 가져다 줬다.

과자 시장과 달리 ‘엣지 스크린’은 경쟁사가 따라하기 어렵다. 모처럼 찾아온 반등의 기회를 삼성전자가 스스로 확대시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