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IT회사로 진화한다

콘텐츠 기반 IT비즈니스 적극 육성

일반입력 :2015/04/22 17:09    수정: 2015/04/24 14:34

황치규 기자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유명 아이돌들을 대거 거느린 SM엔터테인먼트의 IT전략이 심상치 않다.

우수 개발자 영입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독자적인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요즘 뜨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IT조직도 개발팀으로 불리다가 지금은 IT서비스사업실로 위상이 높아졌다.

SM엔터테인먼트에게 IT팀은 지원 조직이 아니라 매출을 만들어내는 수익 부서라는 얘기다. 이쯤되면 SM엔터테인먼트는 이제 IT회사라고 불러도 이상할 건 없어 보인다. 콘텐츠 기업에서 콘텐츠 기반 테크놀로지 회사로 진화하는 뉘앙스가 진하게 풍긴다.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 CT)로 승부를 걸겠다는 야심도 엿보인다.

예전에만 해도 IT부서는 단순한 개발이 핵심 업무였는데, 지금은 사업 조직으로서의 성격이 강합니다. 음반을 제작할때도 기획 단계부터 IT서비스사업실이 참여하고 있어요. IT사업은 SM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 위상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매니지먼트, 미디어 커머스와 함께 주요 사업으로 대접받는 상황입니다. 경영진 차원에서도 잠재력을 크게 보고 있고요.21일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AWS)가 개최한 AWS서밋2015 클라우드 컨퍼런스 현장에서 만난 SM엔터테인먼트의 주상식 IT서비스사업실장은 SM엔터테인먼트가 전사적으로 IT기반 콘텐츠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을 주제로 기조연설도 했다.

그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일치감치 IT투자에 나선 사례다. 이수만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들도 IT투자에 적극적인 스타일로 알려진다. 주 실장이 입사했을 때만 해도 IT팀 인원은 3명이었는데, 지금은 50명으로 늘었다. IT서비스사업실 조직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와 음악, 콘텐츠를 기반으로한 가상국가를 지향하고 있어요. 아티스트와 팬들만 있는 세상이 바로 가상국가입니다. 사상도 국경도 필요없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아티스트와 팬을 밀접하게 연결시켜야 합니다. IT가 핵심일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지금의 행보를 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매니지먼트를 넘어 콘텐츠를 기반으로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들을 내놓을 것 같다. 전자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유통 플랫폼도 SM엔터테인먼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같은 행보는 기존 IT업체, 인터넷 업계에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인터넷 업체들에게 SM엔터테인먼트는 파트너였지만 콘텐츠쪽만 놓고보면 앞으로는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로 돌변할 수 있다.

주상식 실장 얘기를 듣다보면 SM엔터테인먼트의 IT전략은 흉내만 내는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같은 플랫폼 회사들처럼 SM엔터테인먼트도 스타트업들과 협력하는 장면도 연출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에 대한 투자에도 공격적이다. 주 실장은 특히 데이터 분석의 가능성을 크게 보는 모습이다.

고객 가치 측면에서 유용한 스몰데이터들을 뽑아내고 쌓아나간다면 품질 좋은 빅데이터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올해안에 일단 데이터 분석을 위한 환경을 구현하고, 이후 적용해 나갈 것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전략적 가치가 대단히 크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13년부터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AWS 외에 구글 앱엔진도 사용 중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08년 MS 윈도 애저 클라우드 플랫폼도 일찌감치 도입, 눈길을 끌기도 했다.

클라우드 중심의 IT인프라 전략은 글로벌 전략과 관련 있다. 한류 붐이 일면서 해외 팬들이 많이 접속하는데, 콘텐츠 딜리버리 네트워크(CDN) 기술을 써도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 주 실장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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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실장은 사용자 입장에서 클라우드에 대한 근거없는 고정관념 2가지를 지적했다. 하나는 클라우드는 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클라우드는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제대로만 쓰면 쌉니다. 그러나 생각없이 쓰면 그렇지 않아요. 더 비쌀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도 지속적으로 최적화해야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AWS 가이드를 충분히 숙지하고 쓰는 것이 좋아요. 보안도 신뢰할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못믿어서 클라우드 안쓰겠다는 것은 클라우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