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귀환, 스마트폰시장 태풍될까

내년 복귀설 모락모락…라이선스 방식 유력

일반입력 :2015/04/21 14:42    수정: 2015/04/22 09:5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노키아가 잃어버린 이름 '노키아'를 들고 휴대폰 시장에 돌아온다. 이에 따라 한 때 '휴대폰시장의 별'이었던 노키아의 귀환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키아 귀환설’을 최초 보도한 것은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리코드였다. ‘IT 저널리즘의 제다이’로 꼽히는 월터 모스버그 등이 운영하는 리코드는 지난 해 출범과 동시에 실력자로 떠오른 매체다.

리코드는 20일(현지 시각) 노키아 테크놀로지스가 내년 초 노키아 브랜드 휴대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키아 테크놀로지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을 넘긴 뒤 남은 세 개 부문 중 하나다.

■ 올 연말로 '노키아 브랜드 사용금지' 규제 풀려

현재 노키아는 네트워크와 지도부문, 그리고 테크놀로지스 등 세 개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노키아 테크놀로지스는 주로 1만 여개를 웃도는 특허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런데 노키아 테크놀로지스의 특허 라이선스 사업은 조금 독특했다. 새 제품을 디자인한 뒤 그것을 다른 회사들에 라이선스하는 방법도 함께 사용한 것. 이런 방법을 통해 노키아는 Z런처란 안드로이드 프로그램을 내놨다.

그 뿐 아니다. 노키아는 지난 해 말 N1 태블릿을 만든 뒤 노키아 브랜드로 중국에서 판매했다. 노키아가 N1 태블릿을 내놓을 무렵 MS는 루미아에 주력하기 위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 브랜드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노키아가 이번엔 스마트폰을 들고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란 것이 리코드 보도의 핵심이다.

왜 하필 내년초일까? 이 부분은 노키아가 지난 2014년 MS에 휴대폰 사업을 넘길 때 맺은 계약과 관계가 있다. 당시 계약에 따르면 노키아는 올 연말까지 ‘노키아’ 브랜드 휴대폰 판매를 하지 못한다. 또 내년 3분기까지는 노키아 브랜드 라이선스가 금지돼 있다.노키아는 휴대폰 사업 복귀를 ‘제국의 귀환’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을 지도 모른다. 휴대폰 시장은 한 때 노키아를 혁신 제국으로 만들어준 바로 그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만만치가 않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애플과 삼성이란 새로운 강자들이 굳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키아는 지난 해 휴대폰 사업을 넘길 때 제조공장까지 함께 매각했다.

그 뒤 노키아는 지도와 네트워크 장비 쪽에 주력했다. 최근에는 장비업체인 알카텔 루슨트를 인수하는 데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인수할 여력도 별로 없다.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 발을 들여놓더라도 대형 생산 설비를 갖출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 제작-유통 등을 라이선스 하는 방식 유력

이에 대해 리코드는 “N1이 노키아가 하려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슨 의미인가? 멋진 제품을 디자인한 뒤 그 제품과 노키아 브랜드를 라이선스하는 방식이 될 것이란 얘기다. 라이선스하는 업체가 제작과 판매, 유통까지 전부 책임지는 비즈니스 방식이다.

또 다른 IT 매체인 리코드에 따르면 파산 상태에서 간신히 탈출했던 코닥과 폴라로이드가 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렇게 할 경우 노키아는 위험부담을 크게 덜게 된다. 대신 제품의 성패 역시 노키아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이와 관련 리드라이트는 “최근 안드로이드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노키아의 귀환이 안드로이드 올인 방식이 되더라도 결코 놀랄 일은 아니다”면서 “어쩌면 노키아 X폰을 보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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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라이트는 또 “MS의 윈도폰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인수했던 노키아 공장에서 다른 회사 제품 생산을 하게 될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노키아가 고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대폰 시장에서 자신들을 노키아라 부르지도 못했던 노키아. ‘2년 만의 귀환’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느닷없이 불거진 ‘노키아 귀환설’은 내년 스마트폰 시장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새로운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