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크라우드 펀딩, 차기 모델은?

일반입력 :2015/04/03 11:00    수정: 2015/04/03 11:07

박소연 기자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개하고 일반인으로부터 소액의 자금을 지원 받는 크라우드 펀딩이 최근 많이 회자 된다. 이미 크라우드 펀딩이 자리 잡은 미국, 영국 등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해당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시작했기 때문. 하지만 국내 크라우드 펀딩은 아직 갈 길이 멀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라우드 펀딩은 크게 후원형, 기부형, 대출‧투자형으로 나뉜다. 이 중 현재 국내에서 운영 가능한 것은 후원형과 기부형뿐으로 대출‧투자형은 법에 의해 막혀있다.

국내에서야 크라우드 펀딩이 생소한 개념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크라우드 펀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스타트업 업계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큘러스, 페블테크놀로지 등 유명 업체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특히 미국, 영국 등이 앞서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인디고고, 킥스타터 같은 미국의 대표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는 각각 지난 2008년, 2009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깝게는 중국에서도 데모아워가 지난 2011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하며 중국 내 크라우드 펀딩의 문을 열었다.

킥스타터의 경우 지난 한 해 약 330만 명이 약 5억3천만 달러(한화 약 5천810억 원)를 모금해 2만2천여 기업이 펀딩에 성공했다.

이들 해외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은 특정 역영에 집중하는 등 특화된 모습을 자랑하기도 한다. 게임 전문 겜비셔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전문 앱스토리 등이다.

아직 후원형과 기부형에 머물러 있는 국내와 달리 모델도 다양하다. 일례로 세계 최초의 주식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는 지난 2011년 2월 영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크라우드큐브다. 미국에서도 지난 2012년 5월부터 펀더블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들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된 데는 규제 완화의 힘이 컸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2년 4월 이른바 ‘잡스법(JOBS, Jumpstart Our Business Start ups Acts)’을 제정하고 기업 당 연간 100만 달러(약 11억 원)까지 증권 발행을 허용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6월 상정된 비슷한 법안이 아직까지도 계류 중이다. ‘자본시장법 일부개정안’이다. 이 법은 3일 현재 국회 법안소위에서 심사 중인 상황.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소액의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도록 한다. 간단히 말해 주식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을 허용하는 것이다.

원활한 자금조달과 신뢰 확보를 위해 보호 장치도 마련한다. 온라인 소액 투자 중개업자의 자본금 보유 규정을 최소 1천만 원 이상으로 하고 등록 서류 검토 기간을 20일로 설정하는 등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크라우드 펀딩이 탄생,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및 당국이 입을 모아 해당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이유다.

일례로 영국의 대출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크라우드큐브는 이를 통해 최근까지 12만 명 이상이 5천만 파운드(한화 약 810억 원) 이상을 투자, 200개에 가까운 기업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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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마크마운트(대표 신혜성)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해당 법안 통과 시 바로 증권 및 채권형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이미 해당 시스템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은 자본이 영세하고 기존 금융권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힘든 스타트업이 효과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자본시장법 개장안 통과로 주식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이 가능해지면 전체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