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야심작 '큐레이터'…뭘 노렸을까?

활발한 상호작용 유도…비로그인 이용자 증가 도움 기대

일반입력 :2015/04/01 16:19    수정: 2015/04/01 16:4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외국 언론사들이 SNS 동향 보도를 할 때 즐겨 사용하는 ‘스토리파이’란 툴이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 올라온 글들을 큐레이션 서비스할 때 널리 활용됐다.

그런데 이번에 트위터가 스토리파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공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것도 ‘큐레이터(Curator)’란 야심만만한 이름을 붙여서 내놨다.

테크크런치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31일(현지 시각) 트위터가 올 초 공개한 ‘큐레이터’를 마침내 공식 오픈했다고 보도했다.

큐레이터는 지난 2월 런던에서 열린 ‘뉴스: 리와이어드 컨퍼런스’ 행사 때 처음 소개됐다. 하지만 당시엔 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험 서비스를 해오다가 이번에 문호를 완전히 개방하게 됐다.

■ 이용자 프로필 부터 글에 담긴 감정까지 감안 가능

일단 큐레이터 사용법부터 한번 살펴보자. 이름 그대로 무수하게 쏟아져나오는 트윗들 중에서 관심 있는 것들을 골라내서 보여주는 서비스다.

미디어기업들은 자신들의 컨퍼런스나 보도에 대해 언급한 트윗들을 정교하게 모아줄 수 있다. 정부에선 주요 행사 때 관련 트윗들을 모아서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다. 트위터가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 바인(Vine)에 올라와 있는 짧은 동영상도 큐레이션할 수 있다.

물론 이 정도 서비스는 지금도 서드파티 앱들을 활용해서 할 수 있다. 큐레이터가 돋보이는 점은 정교하게 걸러낼 수 있다는 점이다.

시범 서비스 기간 중에 실제로 운영해 본 더넥스트웹은 “이용자 프로필, 분석 뿐 아니라 개별 트윗의 특징까지 고려해서 골라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용자 정보를 기준으로 할 경우 팔로워 수, 프로필 정보, 운영자 등을 설정해줄 수 있다. 이용자 분석 항목에선 계정의 나이, 영향력, 거주 지역 같은 것들을 검색 기준에 넣을 수 있다.

개별 트윗 단위로도 걸러낼 수 있다. 이를테면 사진 포함 여부, 바인 동영상 포함 여부 같은 설정을 해주면 그 기준에 맞는 트윗만 걸러준다.

감정 상태 같은 것들을 적용한 좀 더 정교한 큐레이션도 할 수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특정 시간대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들”만 가려낼 수도 있다.

이렇게 큐레이션한 뒤에는 해당 트윗들이 어떤 경로로 얼마나 소비됐는지에 대한 통계 자료도 볼 수 있다.

물론 지금도 트위터 분석 및 검색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서드파티 앱들이 적지 않다. 트위터가 ‘큐레이터’를 본격 서비스할 경우 서드파티 앱들이 위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트위터는 이 부분에 대해선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번에 선보인 큐레이터가 초점을 맞춘 것은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표출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위터 측은 “이번에 공개한 큐레이터는 가장 기본적인 상품”이라면서 “서드파티들이 트위터가 제공한 공짜 서비스를 최적화해서 기능을 더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큐레이터 앞세워 '약한 고리' 보완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트위터는 왜 큐레이터를 선보였을까? 그것도 유독 미디어기업들을 주타깃으로 했을까? 이 부분에서 트위터의 또 다른 고민을 읽어낼 수 있다.

현재 트위터의 월간 이용자 수는 2억8천800만 명 수준. 만만찮은 수치이지만 한 때 페이스북에 이어 세계 2위 SNS 자리를 지키던 때의 위세는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올 들어선 월간 이용자 수 면에서 인스타그램에 추월당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은 월 3억 명이 이용한다.

이처럼 한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던 트위터는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한 상태다. 무엇보다 트윗이 ’흐르는 강물처럼’ 지나쳐버리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참여도가 저조하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큐레이터가 트위터의 이런 약한 고리를 보완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페이스북을 비롯한 경쟁 SNS에 비해 상호작용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해소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다른 부분도 생각해볼 수 있다. 트위터는 월가에서 이용자 수 문제를 물고 늘어질 때마다 “우리는 로그인하지 않는 이용자들이 많다”고 강변해 왔다. 따라서 2억8천800만명이란 월간 이용자 수보다 훨씬 더 많은 이용자 기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트위터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이번에 도입한 큐레이터는 ‘로그인하지 않는 이용자’들을 확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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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성장 곡선이 꺾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트위터. 과연 큐레이터가 트위터의 약점 중 하나인 ‘흘러 가버리고 마는 콘텐츠’란 약한 고리를 보완해줄 수 있을까? 또 경쟁 서비스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장점인 ‘활발한 상호작용’을 보완할 수 있을까?

‘휘발성 플랫폼’이란 달갑잖은 이미지가 굳어져가고 있는 트위터의 새로운 야심작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