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스위스 명품시계 위상 흔들까

에이치 모저 등은 태연…태그 호이어 등은 긴장

일반입력 :2015/03/25 10:05    수정: 2015/03/25 17:4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전통을 자랑하는 스위스 명품 시계업체들은 ‘스마트 워치 바람’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삼성, 애플 같은 주요 IT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워치 전쟁에 스위스 명품 시계업체들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겉으론 “별 것 없다”고 눙치고 있지만 스마트워치가 몰고 올 바람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9일(이하 현지 시각) 스위스 바젤에서는 ‘바젤월드 2015’가 개막됐다. 시계의 본거지인 스위스에서 열리는 ‘바젤월드 2015’는 그 동안 전통 명품 시계들의 경연장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몇몇 글로벌 명품 시계 브랜드들이 스마트 기능을 탑재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열흘 전인 지난 9일에는 애플이 애플워치를 선보이면서 스마트 워치 전쟁에 불을 지폈다.

씨넷, CNN을 비롯한 외신들은 ‘바젤월드 2015’에서 부는 스마트워치 바람을 자세히 전해주고 있다.

씨넷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 구찌는 미국 팝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의 리더인 윌 아이 엠과 협업을 통해 첫 스마트워치인 '구찌 앤 아이앰 플러스 스마트밴드'를 공개했다. 또 명품 브랜드 태그호이어도 같은 날 인텔, 구글과 손잡고 연내에 스마트워치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180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품 시계업체 에이치 모저(H. Moser& Cie)는 스마트워치에 대해 가벼운 반응을 보였다고 CNN이 전했다. 에이지 모저는 한 해에 시계를 1천 개만 만들 정도로 명품을 추구하기로 유명한 업체다.

이 회사 에두아르 메일란 최고경영자(CEO)는 CNN과 인터뷰에서 “스마트워치가 스위스 시계업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여전히 지켜볼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새로운 흐름을 무시하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것은 손목 잡기 전쟁이다”고 선언했다.

또 다른 시계 업체 쇼파드의 칼 프리드리히 슈펠레 공동 대표는 스마트 시계 바람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워치가 젊은 층을 공력하는 데 성공할 경우엔 시계업체들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스위스 시계업체들이 외부의 혁신 때문에 변화를 도모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1970년대 일본 석영 시계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 때 판매 감소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 스위스 최저환율방어제 포기도 변수 될 수도

애플이 지난 9일 선보인 애플 워치는 가격이 349달러에서 1만7천달러까지 다양한 편이다. 이와 관련 CNN은 애플 워치는 주로 스워치나 태그 호이어 같은 저가 시계들에 영향을 미치 것으로 전망했다. 스워치와 태그 호이어는 현재 애플 워치에 대항할 스마트워치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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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플발 스마트워치 태풍에 대처하는 스위스 시계업체들의 고민도 적지 않다. 자칫하면 스위스 명품업체라는 브랜드를 희석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근 최저환율방어제(페그)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 그 여파로 스위스 프랑 환율이 치솟을 경우 스위스 시계 가격도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은 편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