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위기의 샤프 구할 백기사 되나

테리 고우 회장, 자금 지원 계획 언급

일반입력 :2015/03/23 09:22    수정: 2015/03/23 11:35

황치규 기자

경영 위기로 구조조정에 나선 샤프를 돕기 위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위탁 생산 업체로 널리 알려진 폭스콘이 백기사로 나설 것이란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폭스콘의 테리 고우 회장은 최근 일본 비즈니스 주간지 도쿄게이자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샤프에 자금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도 도쿄게이자이를 인용해 관련 내용을 전했다.

폭스콘 모회사인 대만 혼하이정밀은 샤프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넘어 기술 라이선싱까지 포함하는 전략적 제휴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샤프 대변인은 WSJ을 통해 폭스콘으로부터 접촉이 없었고 (제안이 들어오면) 폭스콘의 금융 지원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폭스콘은 이르면 이번달 샤프와 샤프 주거래 은행들에 투자 제안을 넣을수도 있어 보여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혼하이정밀은 저마진 용역 제조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2012년 샤프 TV 패널 공장 지분 38%를 확보하고 디스플레이 비즈니스에 투자해왔다. 2012년 3월 두 회사는 혼하이정말이 샤프 지분 9.9%를 주당 500억엔에 인수한다는 조건 아래 자본 및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협력은 샤프 주가가 폭락하면서 무산됐다. 대신 샤프는 주거래 은행들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았고 퀄컴과 삼성전자의 지원도 얻어냈다.

그럼에도 샤프는 이후 계속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초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샤프의 장기 신용등급을 ‘투기’ 단계인 CCC+로 3단계 강등했다. 샤프를 둘러 싼 금융 환경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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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는 이그조(IGZO) 기술로 대표되는 LCD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며 한 때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 회사를 표방하기도 했지만, 일본 전자업계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지나친 완벽주의’로 인해 생산비용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 악화의 칼날을 비껴가진 못했다.

구조조정에 나선 샤프는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사카이 공장을 매각하고, 발광다이오드(LED)를 생산하는 미하라 공장 전체와 센서를 제조하는 후쿠야마 공장 일부를 폐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