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특허 부활…구글 소송 변수될까

항소법원, 무효 판결 기각…또 다른 소송 가능

일반입력 :2015/03/23 08:20    수정: 2015/03/23 11:5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대법원 소송을 앞두고 있는 ‘세기의 자바 전쟁’에 오라클 특허권 부활이란 변수가 등장했다. 특히 이번에 부활된 오라클 특허권은 유효 기한이 오는 2017년에 만료돼 또 다른 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지난 20일(현지 시각) 오라클이 제기한 특허 무효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가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원(PTAB)은 지난 2013년 11월 구글이 제기한 특허 무효 소송을 받아들여 오라클의 ‘가상 및 네이티브 머신 복합 명령을 이용한 기능 해석하기’(특허번호 205) 관련 특허권에 대해 무효 판결을 했다.

항소법원은 이번 소송에서 205 특허권 중 1번과 8번 주장에 대해서는 무효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2-4번과 15, 16번, 그리고 18-21번 주장에 대해서는 PTAB가 핵심 개념을 잘못 이해했다면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이에 따라 PTAB에서 205 특허권 일부 주장에 대해 유효 판결을 할 경우 오라클은 또 다시 구글을 상대로 손해배상이나 수입금지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특허권은 가상 머신 명령의 실행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시스템 및 방법과 관련된 것이다. 특히 가상 머신의 명령 일부를 네이티브 버신에 포함시켜서 기능 자체가 둘 모두를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구글-오라클 자바전쟁은 대법원 결정 기다리는 중

구글과 오라클은 지난 2010년부터 ‘자바 전쟁’을 벌이고 있다.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이 구글 안드로이드가 자바를 무단 도용했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세기의 싸움이 시작됐다.

처음 오라클은 특허권 침해와 지적재산권 무단 도용을 모두 문제 삼았다. 소송 제기 3년 만인 2013년 5월에 나온 1심 판결에선 구글이 승소했다. 재판부가 안드로이드가 자바 특허권을 침해한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자바API를 활용한 것은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에 해당된다고 판결한 것.

특히 1심 재판에선 API를 특허권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부분도 쟁점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API 자체는 특허권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오라클이 곧바로 항소했다. 오라클은 자바 API도 특허권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전제 하에 구글의 자바 API 활용 역시 공정 이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라클은 소송의 중심을 특허에서 저작권 쪽으로 옮겼다.

항소법원은 오라클 쪽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 안드로이드에서 자바 API를 적용한 것은 저작권법상의 공정 이용이란 구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 당시 항소법원은 구글이 독자적인 API 패키지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사실상 구글이 자바 API를 무단 도용했다고 판결했다. 특히 항소법원은 1심 재판부가 '공정이용'을 잘못 이해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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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회사 소송은 대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선 대법원이 맡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사건에 한해서만 소송을 계속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대법원은 지난 1월 오바마 행정부의 의견을 청취한 뒤 구글의 상고 요청을 받아들일 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오바마 행정부에 구글의 자바 특허권 침해 행위가 공정이용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항소법원 판결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