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파트너' 구글-애플, 끝내 결별하나

사파리 기본 검색…수익-조건 등 이해관계 대립

일반입력 :2015/03/11 09:59    수정: 2015/03/11 10:1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모바일 시장의 양대 강자인 애플과 구글은 검색 공조 체제를 유지할까?

애플과 구글 간의 미국 내 사파리 브라우저 기본 검색 계약이 조만간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회사가 계약 연장에 합의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색 전문 사이트인 서치엔진랜드는 10일(현지 시각) 애플과 구글이 검색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 구글 수익 대부분 애플 몫…애플, 빙 등 대안 많아

서치엔진랜드는 두 회사 모두 계약을 연장할 이유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계약 조건이나 수익 등을 고려할 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 동안 애플은 사파리 기본 검색 엔진으로 구글을 이용해 왔다. 그 대가로 구글은 애플에게 매년 10억 달러 가량을 지불했다. 이 계약은 올해 종료된다.

애플 쪽에서 검색 계약 관련 업무는 에디 큐 부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에디 큐 부사장은 그 동안 ”검색 서비스 뿐 아니라 검색 광고 수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매쿼리 캐피털은 구글이 지난 2011년 사파리 기본 검색 서비스를 통해 13억 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구글은 이 중 10억 달러 가량을 애플에 지불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2013년 구글이 애플에 사파리 메인 화면을 차지하는 대가로 10억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추산했다.

두 회사 자료를 토대로 할 경우 구글은 매출 면에선 사파리 기본 검색을 통해 얻은 것이 많지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구글 입장에선 재계약을 할 경우 좀 더 금액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구글의 요구를 애플이 수용할 것이냐는 부분이다. 애플 역시 좀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면서 구글과 계속 관계를 유지할 유인은 별로 없다는 게 서치엔진랜드의 분석이다.

구글이 애플과 재계약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란 근거는 또 있다. 사파리 기본 검색 엔진 자리를 포기하더라도 많은 모바일 이용자들은 구글 앱을 깔아서 쓸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UBS 증권 분석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UBS는 애플이 기본 검색 엔진을 바꾸더라도 절반 가량의 이용자들은 구글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UBS에 따르면 현재 사파리는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의 43%를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구글은 사파리 기본 검색을 포기할 경우 20% 남짓한 점유율을 잃을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사파리 기본 검색의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UBS는 구글이 사파리 기본 검색을 포기하더라도 순매출 감소분은 3%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했다.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에서 애플의 위력이 강력하긴 하지만 구글이 안달할 정도로 매력적인 사업은 아닌 셈이다.

구글은 이미 미국 내 파이어폭스 기본 검색 서비스 자리도 포기한 적 있다. 사파리에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 미국선 결별, 미국 이외 지역에선 계속 유지 가능성도

그런 측면에선 애플도 비슷한 상황이다. 구글이 기본 검색엔진 서비스 대가로 좀 더 많은 몫을 요구할 경우 수용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

서치엔진랜드는 “애플은 빙이나 야후로 교체하더라도 이용자들을 소외시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용자들은 원할 경우 언제나 구글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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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제를 근거로 서치엔진랜드는 애플도 파이어폭스와 비슷한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빙이나 야후 중 하나를 택하는 대신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계속 구글 검색 엔진을 쓸 수도 있다는 얘기다.

파이어폭스는 지난 해 미국 내에서는 구글과 검색 계약을 종료한 뒤 야후와 손을 잡았다. 대신 미국 바깥 지역에서는 여전히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쓰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