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MWC…5G ·IoT 그리고 갤S6

패블릿 인기 끌며 태블릿은 자취 감춰

일반입력 :2015/03/06 07:25    수정: 2015/03/06 09:56

정현정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정현정 기자>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가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에서 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혁신의 최전선(Edge of Innovation)'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올해 MWC는 ▲5G 표준화 경쟁 시작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의 가시화 ▲'왕의 귀환' 갤럭시S6 이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이전까지 MWC는 각 제조사들의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각축장으로 통했지만 올해는 갤럭시S6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전략 제품은 소개되지 않았다. 스마트폰 시장이 보급형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패블릿(폰+태블릿의 합성어로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을 일컫는 말)이 인기를 끌면서 태블릿은 MWC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갤럭시S6 '왕의 귀환'

올해 MWC에서는 단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주인공이었다. 삼성전자는 MWC 개막 하루 전 MWC 메인전시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바르셀로나국제컨벤션센터(CCIB)에서 개최한 언팩 행사는 성황리에 진행됐다. 신제품도 국내외 언론과 업계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이 자리에서 발표된 갤럭시S5의 부진과 이어진 스마트폰 사업 실적 악화로 절치부심했던 삼성전자로서는 충분히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갤럭시S6 엣지는 행사에 출품된 수백여종의 제품 중 가장 혁신적이고 인상적인 제품에 수여하는 '최고 모바일 제품'에 선정됐다. 또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은 MWC 기조연설 도중 갤럭시S6를 주머니에서 직접 꺼내 혁신성에 대해 극찬하기도 했다.

갤럭시S6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보급형 제품을 소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MWC 참가자의 60% 이상이 유럽인인 만큼 이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보급형 제품을 대거 포진시켰다.

중국 기업들의 무서운 성장세는 올해 MWC에서도 확인이 됐다. 화웨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메인전시장인 3번홀의 정중앙에 삼성전자와 머리를 맞대고 대규모 부스를 차렸으며, 이와 별도로 1번홀에도 이에 10배 수준의 거대 비공개 부스를 마련하며 세를 과시했다. 화웨이는 올해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대신 웨어러블 기기 3종을 공개했다.

또 다른 중국 제조사인 ZTE 역시 노른자위 전시관인 3번홀에 전시관을 꾸리고 모바일 제품을 소개했다.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3위권 업체로 성장한 레노버도 부스를 마련했다. 2세대 제조사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MWC에 참가한 지오니는 두께 5.5mm의 초박형 디자인을 강조한 이라이프S7을 이번 MWC에서 발표했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생산기지가 중국으로 많이 옮겨가고 관련 정보가 데이터로 쌓이다보니까 중국 업체들도 이를 연구하면서 따라올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면서 지난해 기술 격차가 최소 9개월 수준에서 지난해 9월 IFA 당시는 6~7개월, 이제는 겨우 3~5개월 수준으로 추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 경쟁 'LG 워치 어베인' 압승

올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원형'이 대세가 됐다. 사용자들이 일반 시계와 비교해서 이질감이 없는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 시계의 90% 이상이 원형인 만큼 기본적으로 스마트워치도 원형 디자인을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쟁의 결과는 LG전자의 압승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발표에 집중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원형 스마트워치 공개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LG전자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첫 공개한 'LG 워치 어베인'과 'LG 워치 어베인 LTE'는 디자인과 성능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며 눈길을 끌었다. LG 워치 어베인은 9개 해외 유력 매체로부터 우수 제품에 선정됐다.

경쟁상대로는 화웨이가 공개한 첫 스마트워치 '화웨이워치' 정도가 꼽혔다. 하지만 화웨이워치는 강화유리와 디스플레이 베젤의 단차나 사용자의 손목에 딱 맞는 디자인 등 아직 개선해야할 부분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의류 업체인 게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스위스 시계업체와 협업해 만든 스마트워치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일반 아날로그 시계에 작은 발광다이오드(LED) 창을 달아 간단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밴드의 경우 지난해 대비 전시 규모가 대폭 줄면서 힘이 빠졌다. 업계관계자들은 스마트밴드의 기능들이 스마트워치로 대부분 통합되면서 밴드 제품이 줄 수 있는 장점이 크게 줄어들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되면 스마트밴드 시장이 거의 잠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사물인터넷(IoT) 시대

사물인터넷은 이미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사물인터넷이 무엇인지를 한마디로 딱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MWC는 사물인터넷이 무엇인지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행사였다.

특히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AT&T, T모바일 등 국내외 통신사들이 차세대 네트워크와 연동해 스마트홈, 자동차, 웨어러블을 망라하는 다채로운 사물인터넷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미래의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올해 MWC에 부스를 차린 상당수의 ICT 기업들은 자동차를 사물인터넷의 핵심 기기로 소개하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모바일 기기로 차량의 주요 기능을 제어하는 기술이 주를 이뤘다. 그중에서도 LG전자는 LTE 통신모듈이 탑재된 스마트워치 'LG 워치 어베인 LTE'로 아우디를 제어하는 기능을 직접 시연해 가장 많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지난해 3밴드 CA를 대거 선보였던 통신사들이 올해는 5세대 이동통신(5G)로 화두를 옮겨갔다. MWC를 주관하는 GSMA도 별도로 5G 세션을 마련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통신사들은 본격적인 5G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5G 관련 행사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역시 황창규 KT 회장의 기조연설이었다. '5G, 새로운 미래를 앞당기다'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황 회장은 2020년 5G 시대를 소개하면서 여러 차례 박수 갈채를 이끌어내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핀테크'라는 용어도 올해 MWC에 처음 등장했다. 그동안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삼성전자 등 글로벌 제조사를 비롯해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금융업계 빅플레이들이 움직이면서 가시화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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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6와 함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막 전부터 이슈몰이를 했다. LG전자는 교통카드인 '캐시비'와 제휴를 맺고 LG 워치 어베인 LTE를 통해 가맹점에서 NFC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다만 현재까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서비스를 선보인 업체가 없었고 보안과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금융 서비스라는 점에서 일부 메이저 업체를 중심으로 준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말 정도가 되면 서너개 정도의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