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HP의 아루바 인수 신경 안쓴다"

일반입력 :2015/03/04 15:40

최근 HP가 무선랜 솔루션 업계 강자 아루바네트웍스를 27억달러에 인수해 시장 구도 재편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한 외신은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시스템즈 쪽 반응을 전하며 '동요하지 않았다'고 전해 눈길을 끈다.

앞서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아루바네트웍스 인수와 관련해 기업들은 모바일 퍼스트 세상을 맞아 기존 투자를 새로운 IT스타일로 전환해 줄 솔루션을 찾고 있다며 아루바의 무선 모빌리티 솔루션과 HP 스위치 포트폴리오를 결합해 간단하고, 안전한 네트워킹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링크)

즉 기존 HP 스위치 장비 사업과 아루바의 무선랜 제품 사업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HP의 구상이다. 이는 시스코처럼 중심부에서 최종 사용자 환경까지 아우르는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와의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IT미디어 네트워크월드는 3일(현지시각) HP가 아루바 인수를 통해 무선랜 솔루션 시장 2위 업체로 올라섰지만 시스코는 시장 선두라며 시스코는 HP의 아루바 인수에 대해 당황하지 않는 모습이다고 전했다. (☞링크)

과거 시스코와 아루바는 단순 무선랜 장비 공급보다, 기업들이 사내망에 직원들의 모바일 기기를 허용하고 클라우드같은 차세대 인프라를 도입할 경우 복잡해질 영역별 네트워크 관리를 간소화하고 가시성을 높여줄 수 있는 분야의 경쟁력을 강조해 왔다.

아루바는 '클리어패스'같은 액세스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액세스포인트(AP)와 여기에 연결되는 모바일 기기들의 통합 관리로 브링유어오운디바이스(BYOD)라는 트렌드에 대응하면서도 안정적인 네트워크 작동을 보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관련기사)

시스코는 지난 2012년 11월 인수한 '머라키'의 접속장비 간소화 솔루션을 통해 AP와 액세스스위치, 보안어플라이언스를 도입한 기업에서 최종 사용자들이 다루는 기기의 접근을 통제하고 전체 네트워크 구성을 통합 관리하며 이를 정책 기반으로 제어하는 그림을 제시한다. (☞관련기사)

지난달 아루바네트웍스코리아가 공개한 서울대 무선랜인프라 구축 사례를 보면 국내서도 이 분야 경쟁은 상시 진행 중이다. 서울대 측은 관악캠퍼스와 연건캠퍼스 학생, 교직원, 방문객용 무선네트워크 인프라 확장, 증설을 위해 아루바의 클리어패스, 에어웨이브를 도입했다.

기존 관악캠퍼스 백본스위치에 연결된 무선랜 컨트롤러 영역은 시스코 장비가 구축돼 있었다. AP 관리 영역에 시스코 머라키 솔루션이 신규 도입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그러나 확충된 관악캠퍼스 인증서버와 무선랜 컨트롤러, 정책관리환경 등은 아루바 기술이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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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국내 네트워크 업계에서 HP의 아루바네트웍스 인수에 따른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를 듣긴 어렵다. 기존 HP 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평가나 실적은 이미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고 (☞관련기사) HP에서 기업 인수로 오히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낸 사례도 드물다는 인식 탓이다.

아루바 등 여러 IT솔루션을 취급하는 유통 파트너 업체의 영업담당 임원은, 최근 아루바의 클리어패스 솔루션 등 무선랜 인프라 관리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HP의 아루바 인수가 국내 시장에서 득이 될 것 같지 않다고 언급했다. HP에게는 이런 부정적 인식이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